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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의 정치학…'이태원 조롱', 낙인일까 훈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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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소속 김미나 창원시의원 유족 비방 논란 사과
여론 뭇매는 잠깐, 전국적 인지도 상승에 강성지지층 팬덤
레밍 논란 일으켰던 前 충북도의원, 복당 후 출마선언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자식 팔아 한몫 챙기자는 수작…." 이태원 참사로 목숨을 잃은 유족에게 막말을 전한 국민의힘 소속 김미나 창원시의원이 공식으로 사과했다.


그는 13일 창원시의회 본회의에서 "저의 잘못된 글로 인하여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을 시민 여러분들, 특히 유가족 여러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깊이 반성하겠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김 시의원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태원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김 시의원 발언으로 큰 상처를 받았다. 목숨을 잃은 것도 억울한데 세상이 조롱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답답한 마음은 더 커질 수 있다. 김 시의원 발언에 누군가는 동조할 것이고, 그러한 의견들은 유족들에게 비수로 다가올 수 있다는 얘기다.


김미나 시의원 막말 논란이 사과나 징계로 일단락될 수 없는 이유다.



막말의 정치학…'이태원 조롱', 낙인일까 훈장일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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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정치인, 쏠쏠한 반대급부

주목할 부분은 '막말의 정치학'이다. 막말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정치인은 비판의 크기만큼 불이익을 받을 것처럼 보이지만, 정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창원시의회 선거에서 비례대표로 공직을 맡게 된 김 시의원은 마산동부경찰서 녹색어머니회 연합회장 출신이다.


김 시의원의 정치 이력을 고려할 때 중앙 정치 무대에서는 누구인지 이름도 모르는 무명이다. 전국의 수많은 기초 자치 단체에 어떤 구의원, 시의원이 일하는지 대중은 알지 못한다. 어쩌면 모르는 게 당연하다.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 이름도 모르는데 구의원, 시의원 이름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김 시의원은 정치인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자산인 인지도, 그것도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이번 논란은 주요 방송과 신문에 보도됐고, 그의 이름은 전국으로 알려졌다. 창원의 현역 국회의원이 누구인지 모르는 이들도 김미나 시의원 이름은 알게 될 정도다.


정치인은 부고를 제외하면 언론에 나오면 다 좋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지도에 갈증을 느끼는 이들이다. 인지도가 높은 이들은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인지도'라는 등식이 형성되기도 한다. 김 시의원은 연이은 막말 논란으로 다른 지역 정치인들에게는 없는 높은 인지도를 얻게 됐다.


게다가 국민의힘의 강성 지지층들의 팬덤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남들의 시선 때문에 겉으로는 말을 하기 어렵지만, 속으로는 김 시의원이 말을 잘했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그들에게 김 시의원의 주장은 막말이 아니라 속이 시원한 얘기라는 의미다. 막말 정치인이 해당 정당의 강성 지지층에게 성원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레밍 논란 충북도의원, 징계받았지만 복당 후 출마 선언까지

징계를 받는다고 해도 정치적인 미래가 그것으로 끝이 난다고 보기도 어렵다.


김학철 전 충북도의원은 2017년 여름 충북의 수해 상황에서 유럽 연수를 갔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언론 인터뷰 과정에서 국민을 레밍(들쥐)에 비유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비판 여론은 들끓었다.


결국 김 전 도의원은 제명을 당했다. 그렇게 정치 생명도 끝이 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김 전 도의원은 지난해 12월 복당했다. 올해 4월에는 국민의힘 소속으로 충북도의원 선거에 나서겠다는 출사표를 밝히기도 했다. 김 전 도의원도 레밍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지만,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었다. 강성 지지층 일부는 김 전 도의원 주장을 옹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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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에게 막말 논란은 반드시 손해 보는 장사로 이어지지 않는다.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발언이 많아질수록 정치는 균형을 잃고 혼탁해진다. 퇴출당해야 할 정치인이 더 탄탄한 정치 기반을 갖게 된다. 공적 마인드가 결여된 인물은 정치권에서 설 자리를 잃어야 하는데, 문제를 일으킨 이들이 대우를 받는 기형적인 정치 문화가 고착될 수 있다는 얘기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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