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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이태원 참사, 과학적 분석 통해 진상 밝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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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논란에 과학적 결론 못 낸 세월호, 안전조치 강화로 못 이어져

[과학을읽다]이태원 참사, 과학적 분석 통해 진상 밝히자 7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참사 추모공간에서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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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2022년 10월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또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8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였다. 마침 지난달 27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세월호 침몰 참사-과학적 재난 분석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공동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대한조선학회 소속 전문가들은 원인 조사 및 분석에서의 과학적 접근을 강조했다.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문제점과 원인을 파악해야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울 수 있고 또 다른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영국은 1980년 17만3000t급 화물선 더비셔가 일본 시코쿠 남단에서 침몰하자 5번에 걸친 조사 끝에 해치커버가 붕괴해 발생한 사고로 결론을 내렸다. 이는 국제선급연합(IACS)가 해치커버의 강도를 42kPa에서 83kPa로 2배 가까이 높이는 규정 강화로 이어졌고 유사 사고는 대폭 감소했다.


반면 세월호 참사는 어땠는가? 과학적 결론은커녕 제각각으로 아직도 대내외적으로 신뢰받고 공인된 결과는 없다. 해양안전심판원은 2014년 복원력 부족으로 결론 내렸다. 2018년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수중체 충돌설(열린안), 복원력 부족(내인설) 등 두 가지 원인을 각각 지목한 2편의 종합보고서를 내놨다. 최근 사회적참사조사위원회도 잠수함 등 외력 충돌 원인설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놓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은 무시됐다.


대한조선학회 등 국내 학자들은 인양된 선체에서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 등 외부 충돌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오히려 해외의 시각은 더 냉철했다. 해난사고 조사 전문기관인 '브룩스 벨'은 2018년 세월호가 개조작업으로 인해 화물 운반 능력이 1450t에서 987t으로 감소했고 1703t의 최저 평형수를 유지해야 하지만 무려 2142t의 화물을 싣는 바람에 복원력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네덜란드 선박 연구소인 '마린'도 올해 모형실험 결과 낮은 복원성 지표, 방향타 사용, 고박 안된 화물의 이동을 사고 원인으로 꼽았다. 2015년 영국 해난조사국 보고서도 마찬가지였다.


생각해보자. 세월호 참사 당시 얼마나 정확한 원인ㆍ진상 규명과 대책 마련의 목소리가 높았는가? 여기에 전문가들의 냉철하고 과학적인 지적도 있었지만, 우리는 중구난방의 모호한 진단과 처방에 그치고 말았다. 이러니 303명의 꽃다운 청춘들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과연 세월호 참사 이후 해운ㆍ해양업계가 제대로 안전 조치를 강화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이태원 10.29 참사도 그렇게 넘겨서는 안 된다. 사회적 참사 재발을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원인 조사와 규명, 그에 따른 철저한 대책 마련이 필수적이다. 과학기술을 활용해 그동안 만들어 놓은 시스템들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행정안전부가 1조5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 만든 전 부처 공통 재난안전통신망이 무용지물이 된 것은 혀를 찰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하나의 단말기로 재난 안전 현장에 출동한 경찰, 소방, 행정, 보건 등 담당 공무원들이 정보를 주고받고 실시간 소통할 수 있어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이번 참사에서는 전혀 활용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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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디지털 시장실' 철거 논란도 아쉽다. 시는 지난해 시장실에 설치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서울시 지도, 행정 빅데이터 3200만건, 서울 시내 1200여대 CCTV 영상정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보 등을 실시간 제공하는 장치를 철거했다고 대내외에 알린 바 있다. 첨단 ICT를 활용해 시민 안전을 실시간 살펴본다는 디지털 시장실의 취지가 시장 교체와 무슨 상관이 있었나 되돌아봐야 한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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