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비공개로 국가간 우주 영역 경쟁 현황 브리핑 알려져
"10년내 미국 위성 공격 당하는 상황 벌어질 것"
"中, 달 개척 노리고 기술 개발…남중국해 상황 재현 우려"
우주에서의 국가 간 경쟁이 심각하다. 특히 중국이 요주의 대상이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미국 우주군 당국이 '세계 1위 부자' 제프 베이조스에게 현재 우주 영역에서의 국가 간 치열한 경쟁에 대해 비공개 브리핑을 실시했다. 특히 중국의 위협에 대해 집중 설명한 것으로 알려져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기술 분야에 이어 우주 산업까지 중국에 대한 견제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일 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뉴스에 따르면, 미 우주군 산하 우주시스템사령부 관계자들은 이달 초 베이조스를 만나 현재 우주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우주산업의날 행사에서 우주시스템사령부의 공개 브리핑을 들은 블루 오리진사 경영진의 간절한 요청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시스템사령부가 베이조스에게 어떤 브리핑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베이조스에게 직접 브리핑한 우주시스템사령부 정보국 선임자 론 레치 주임상사가 지난달 '우주산업의날' 행사에서 실시한 연설의 내용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는 있다.
지구 궤도 상에선 "美 위성과 中 위성 쫓고 쫓기는 추격전"
레치 주임상사는 우선 러시아와 중국의 우주 무기 개발현황을 설명했다. 러시아, 중국이 전파방해ㆍ레이저 등 지상 기반 무기는 물론 스젠-21호 위성 등 궤도 무기까지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미국의 위성들이 공격당하는 일에 대해 곧 현실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중국이 올해 초 실험에 성공한 우주쓰레기 청소용 스젠-21호 위성에 대해 "중국이 사용한 로봇팔을 보면 정말로 걱정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레지 주임상사는 또 중국이 고궤도인 지구동기궤도(GEOㆍ약 3만5000km 안팎)에서의 활동을 늘리면서 미국 위성들과 중국 위성 간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이 최근 발사한 쉬앤 12-1호, 12-2호 위성이 그 사례로, 미국이 발사해 GEO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구동기궤도 우주 환경 감시 프로그램(GSSAP)들이 접근할 때마다 회피 기동을 해 흩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의 위성들의 행동을 살펴보면 전술 개발, 랑데부 근접 작전 등 적대적인 국가의 위성을 물리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면서 "중국이 10년 내에 저궤도뿐만 아니라 고궤도에서도 그런 기술을 통해 우리의 위성을 위험에 빠뜨리는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최종 목표는 달 "남중국해서 벌어지는 일 우주서도 벌어질 것"
레치 주임상사는 중국이 미국 위성을 공격하거나 우주 쓰레기를 만드는 식의 물리적인 공격은 자신들에게도 해가 될 수 있는 만큼 자제할 것이라고 봤다. 문제는 우주 공간에 위성들에 대한 전파 방해 장치를 설치해 미 국방부가 군사용 기밀 통신망으로 사용하고 있는 AEHF(첨단극고주파ㆍAdvanced Extremely High Frequency) 위성을 공격할 경우다. 그는 "AEHF 위성은 현재 미국이 가진 안전 담요와 같지만 2030년대 이후로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중국이 지상에서 위성 전파 방해를 할 수 있다면 당연히 우주에서도 미국의 위성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지 연구해 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 중국이 지난해 부분궤도폭격시스템(FOBS)을 시험하는 한편 미군 항공모함을 감시할 수 있는 톈롄 위성망 구축, 독자적인 위성항법시스템인 '베디더우' 서비스의 개선 등을 거론하면서 중국의 '우주 굴기'를 설명했다.
레치 주임상사는 마지막으로 중국이 달을 노리고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그는 "중국이 지구 근처뿐만이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면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 명확하다"면서 "미국의 우려는 중국이 달 영역에 대해 경제적 시각으로 접근할 경우 남중국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우주에서도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베이조스는 '라이벌' 일론 머스크와 마찬가지로 화성 개척 등 우주 개발의 꿈이 큰 억만장자로 유명하다. 머스크(2002년 스페이스X 창립)보다 한발 앞선 2000년 블루 오리진을 세워 지난해 7월 우주 관광 시범 실시에 성공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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