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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ARM 딜' 美가 걸림돌…"'가성비' 따져야"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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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자율차→서버용 시스템반도체 사업 바쁜데
모바일AP조차 고전…경쟁 美기업 뒤 美정부 '산 넘어 산'
"획기적 설계능력 향상 어렵다면 딜 가성비라도 챙겨야"

삼성, 'ARM 딜' 美가 걸림돌…"'가성비' 따져야"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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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삼성전자가 영국의 세계적인 반도체 설계회사(팹리스) ARM을 인수할 것이란 설이 떠오르는 가운데 제한적인 지분투자 협업을 통해 '가성비'를 챙기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귀국길에서 ARM의 최대주주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과 다음 달 만나기로 했다고 밝히자 ARM 지분 대부분을 파격적인 가격에 인수하는 '메가 딜'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효용 대비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조금씩 나오는 것이다. 삼성 엑시노스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부문에서 미국 업체에 밀리자 이를 만회하려 무리한 딜을 해선 안 된다는 시각도 있다.


2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모바일 시스템온 칩(SoC) 매출 점유율은 8%로 세계 4위다. 1위 퀄컴(44%), 2위 애플(23%), 3위 미디어텍(22%) 등에 크게 뒤진다. 스마트폰 세트(완제품) 업체기도 한 삼성전자조차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 AP로 미국 퀄컴의 스냅드래곤 8 2세대를 탑재하고, 삼성 시스템 LSI사업부가 만든 엑시노스 탑재 여부는 망설일 정도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부품이라 고품질 제품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하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1~2위가 미국 기업이고, 점유율이 도합 67%란 사실이다. 모바일 AP 주도권을 뺏아오려면 미국 업체를 이겨야 하는데, 역설적으로 '해법'으로 꼽히는 ARM 인수합병(M&A)을 미국 경쟁 당국(정부)이 막을 수 있는 상황이다. 자국 기업 시장 지배력 유지 등을 고려해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


삼성이 설계자산(IP) 기업인 ARM을 인수하려 하는 이유는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모바일→자율자동차→서버용 부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나가기 위함임을 고려하면, 사업재편 초기부터 계산이 빗나갈 리스크가 있는 셈이다.


ARM 지분을 상당 부분 가져오지 않는 이상 비약적인 설계 능력 강화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데도, 업계 안팎에서 딜의 '가성비(가격대비성능)'를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온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업가치가 최대 100조원으로 평가받는 ARM을 통째로 인수하는 건 너무 비싸고, 딜 컨소시엄 후보군으로 미국 기업(퀄컴 인텔 등)이 반드시 거론되기 때문에 '삼성 단독' 혹은 '삼성+SK 중심'으로 한국 업체만이 판을 짜기가 어렵지 않느냐는 근거에서다. 자금 문제를 해결해도 각국 당국이 좌시할 리 없다는 분석도 많다.


현재 자율차, 서버용은커녕 모바일 AP 점유율 경쟁에서도 '백약이 무효'한 수준이라, ARM 딜에서 오버페이를 할 수 있다는 우려도 금융투자업계에서 제기된다. 최소한 삼성이 구상한 '시스템 반도체 2030'과는 거리가 먼 미미한 수준의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김형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ARM, 단독 인수가 아니면 큰 의미가 있을까?'란 제목의 분석보고서에 "인텔, 퀄컴, 삼성, SK하이닉스 외에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AWS, 오라클의 (ARM) 투자 참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삼성전자가 ARM의) 소규모 지분에 확보에 그칠 경우 반도체 IP 단가 협상에선 유리해져도 경쟁사와 기술 공유를 해야 할 것이고, 그렇게 인수를 해도 시너지는 모바일 AP 부문에(서 그칠 정도로)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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