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송현도 인턴기자] 20·30세대 젊은 층의 '페이스북'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반사이익을 본 곳은 페이스북보다 간편하고 즉흥적 방식의 소통이 가능한 이른바 '숏폼 콘텐츠' SNS다.
국내 페이스북 이용자 수 역시 감소 추세다. 27일 시장조사기업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페이스북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109만6919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1344만7761명) 대비 17% 줄었으며, 2년 전(1487만910명)에 비해 25% 감소했다.
올해 6월 '정보통신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세대별 SNS 이용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20대의 페이스북 사용률은 48.6%를 기록했으나 4년 뒤인 지난해 조사에선 27.0%로 뚝 떨어졌다.
페이스북이 장년층의 놀이터가 된 건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 센터'가 올해 13~17세의 미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페이스북을 한 번이라도 사용해봤다'라고 응답한 이들은 32%에 불과했다. 2015년(71%)에 비해 39%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숏폼 콘텐츠' 몰리는 2030
페이스북 이탈의 반사이익을 얻은 SNS 플랫폼으로는 대표적으로 '트위터'가 있다. 지난 2월 기준 트위터 MAU는 432만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4.6% 증가했다. 트위터는 사용자의 63.6%가 30대 이하다. 트위터는 2006년 서비스를 개시했다. 그보다 2년 먼저 창업한 페이스북과 함께 '1세대 SNS'로 묶이지만, 페이스북만큼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오히려 트위터의 장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주목받는 추세다. 단문으로 자신의 상태를 알리거나 상대와 대화를 나누는 '간편한' 이용 방식이 2030 세대에게 매력으로 다가온 것이다.
최근 부상하는 신흥 SNS 플랫폼들은 이런 '간편함'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른바 숏폼 콘텐츠(Short-form contents·짧은 영상, 메시지 등으로 이뤄진 디지털 콘텐츠)를 주력 서비스로 삼는다.
2019년 프랑스에서 출범한 '비리얼(BeReal)'이 대표적이다. 하루에 단 한 번만 사진을 올릴 수 있는 SNS다. 사용자는 2분 만에 사진을 찍어 플랫폼에 올려야 하며 그 이후에야 친구·주변인 등이 올린 사진을 열람할 권한이 주어진다. 올린 사진은 전부 하루가 지나면 초기화된다. 간편성과 즉흥성을 극대화한 이런 독특한 이용 규칙은 2030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비리얼은 출시 3년 만에 미국, 영국, 프랑스 등에서 청소년·대학생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 중 하나로 등극했다. 모바일 분석업체 '데이터 AI'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스냅챗·핀터레스트에 이어 올해 영미권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 4위에 올랐다.
이 외에도 24시간 뒤 자신이 보낸 사진 메시지 등이 자동으로 사라지는 '스냅챗', 15초 분량의 짧은 동영상 촬영을 특징으로 한 '틱톡', 틱톡과 유사한 서비스인 '유튜브 숏츠' 모두 숏폼 콘텐츠에 주목한 SNS다.
◆"틱톡 성장 빠르다" 위기감 느끼는 페이스북
창사 이래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을 경험한 페이스북은 큰 위기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는 올해 2분기 실적에서 매출액 288억2000만달러(약 38조466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한 것이다.
마크 주커버그 메타 CEO도 젊은 이용자들이 페이스북에서 떠나고 있음을 시인했다. 그는 지난 2월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틱톡' 등 숏폼 콘텐츠 SNS들을 언급하며 "사람들은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쓰고 싶은지에 대한 많은 선택권이 있으며, 틱톡 같은 앱들이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메타는 자사 SNS 안에 숏폼 콘텐츠인 '릴스(Reels)' 기능을 업데이트하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메타가 보유한 또 다른 SNS '인스타그램' 임원들을 영국 런던 지부로 이동시켜 해외 확장을 시도하는 등 구조 변화도 이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대표는 "창작자 수익 창출을 위한 여러 기능과 도구를 계속해서 도입할 것"이라며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우리는 거기에 발맞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송현도 인턴기자 do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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