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24일 中 우주정거장 모듈 수송한 대형 로켓
31일 전후 북위41~남위41도 사이에 추락 예보
정확한 위치 아직 몰라.....5.5~9.9t 잔해 지표 충돌 전망
미국 "불투명하고 무책임한 게 문제" 비난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중국이 최근 독자 우주정거장 구축을 위해 발사한 대형 로켓의 잔해가 오는 31일 대기권으로 재진입해 추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무게가 25t에 달해 자칫 도시나 마을 등에 추락할 경우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어 우주 쓰레기 처리에 대한 국제적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지난 24일 중국이 우주정거장 톈궁 구축을 위해 두번째 모듈을 싣고 발사됐던 창정5B 로켓의 코어 스테이지가 오는 31일 오전 3시30분쯤(미국 동부시간 기준)을 전후로 대기권으로 재진입해 추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우주군의 우주감시네트워크가 추적한 결과를 토대로 나온 예측이다.
아직까지 정확한 추락 지점은 알 수 없는 상태다. 다만 발사 이후 현재까지 로켓의 궤도를 감안할 때 북위 41도~남위41도 사이의 지역에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문제는 로켓이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소각되지 않고 끝까지 남아서 지상에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형 우주 물체가 추락할 때 무게의 20~40%가 불타지 않고 지상까지 도달하는게 보통이므로, 이번 경우에도 약 5.5~9.9t 가량의 잔해가 지표면으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칫 인구 밀집 지역에 떨어지면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 양이다.
다른 나라들의 경우 로켓의 궤도를 설계하면서 목표 달성 후 안전하게 바다나 인구 희박 지역에 추락하도록 설계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팰컨9 등처럼 다시 재사용할 수 있도록 추력을 조절해 착륙시켜 회수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이번 중국의 창정5B 로켓의 경우 이같은 안전 장치가 전혀 없이 발사체가 궤도에 도달한 후 중력에 의해 지구 대기권으로 끌려 들어와 통제되지 않은 채 추락할 예정이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현재 중국이 보유한 가장 큰 로켓 중 하나인 창정5B는 이번까지 총 3번의 임무를 수행했는데, 실제로 2020년 5월5일 첫 발사됐을 당시 전혀 통제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주일 후 아프리카 서부 해역에 추락해 파편이 해안가로 밀려왔었다. 두 번째인 2021년 5월에는 발사 후 10일 만에 인도양에 추락했었다. 특히 중국은 시험용으로 구축했던 톈궁1 우주정거장이 2018년 4월 태평양에 추락하면서 전세계에 공포를 준 적도 있다.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창정5B 로켓의 두 번째 추락 때 빌 넬슨 NASA 국장은 공개 성명을 내 "우주 발사체를 쏜 국가들은 잔해의 대기권 재진시 인명과 재산에 끼칠 수 있는 위협을 최소화하고 투명하게 진행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중국이 자신들의 우주 쓰레기와 관련해 책임있는 기준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비판했었다.
한편 중국은 올해 가을에도 한차례 더 창정5B 로켓을 이용해 우주정거장 구축에 쓸 대형 모듈을 수송할 예정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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