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삼성SDI 최익규 소재개발팀장 부사장 인터뷰
독자기술로 효율성 개선
최소 시범생산라인 구축
주행거리 결정하는
고에너지밀도 분야 선도
수원 연구소 S라인
업계 최고 성과 기대
[편집자주]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두고 세계적으로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4대 소재를 포함한 부품에서부터 배터리 제조와 리싸이클링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생태계 혁신을 꿈꾸고 있다. 이에 아시아경제는 연중기획을 통해 국내 배터리 전문가들을 만나 'K-배터리'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미래 성장의 기회를 엿보고자 한다.
첫 번째 순서로 최근 배터리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를 집중 조명한다. 국내 배터리업체 3사는 3~4년 뒤 에너지 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가연성이 높은 전해액을 사용하지 않아 폭발 위험이 감소하고 에너지밀도가 높은 양·음극재 사용이 가능해 전기차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문채석 기자] "삼성SDI는 이온전도성을 개선한 고체 전해질과 독자 무음극 구조를 개발해 전고체 전지에서 발생하는 효율과 수명저하를 개선하고 있습니다. 새 기술들을 양산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제조기술 측면에서도 충분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죠."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전고체 전지 시범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삼성SDI는 전고체 양산에 가장 가까이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익규 삼성SDI 연구소 소재개발팀장 부사장은 "2027년부터 상용화된 전고체 전지가 나올 수 있도록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니켈 함량 88% 이상인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리튬이온 배터리 ‘젠5’를 출시, 주행가능거리를 600㎞로 획기적으로 늘렸다. 여기에 니켈 91% 이상은 양극재 개발을 마치고 배터리에 적용하는 단계 중이다.
음극소재도 실리콘 소재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양산 중에 있다. 실리콘을 나노화해서 흑연과 혼합해 하나의 물질처럼 복합화한 소재로, 기존 실리콘 소재의 문제점으로 지목됐던 배터리 부품(스웰링) 부작용을 해소했다.
최 팀장은 이 두가지 기술에 대해 "리튬이온 배터리의 혁신적인 에너지밀도 향상을 위한 것"이라며 "전기차 주행거리를 결정하는 고에너지밀도 전지 분야에서는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고체 전지 핵심 기술로 일컬어지는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 개발에서도 차별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핵심소재인 고체전해질의 설계와 합성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음극에 리튬으로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수명저하 문제를 나노소재를 이용한 삼성 독자의 무음극 기술로 해결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과 협력 개발한 무음극 기술은 세계적인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논문으로 게재되기도 했다. 현재 시제품 셀로 만들어 성능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최 팀장은 "전고체 전지는 기존 리튬이온전지의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양극-고체전해질-음극 간에 리튬이온이 잘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를 위해 이온 전도율이 높은 고체전해질 개발, 각 계면 간의 저항을 낮추는 셀 구조 및 공법 개발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리튬 음극을 적용할 때 발생하는 덴드라이트(수지상 결정)에 의한 수명 저하를 막는 셀 구조 개발 등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덴드라이트는 금속 표면에 비정상적으로 자라는 나뭇가지 형태의 결정으로 배터리의 안전성과 수명을 떨어뜨릴 수 있다. 삼성SDI는 무음극 구조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삼성SDI연구소에는 현재 전고체 전지 파일럿 라인인 ‘S라인’이 건설 중이다. 국내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전고체 전지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약 6500㎡(약 2000평) 부지에 들어설 S라인을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전고체 전지 연구 성과와 생산 기술을 단번에 확보하겠다는 포부다.
최 팀장은 배터리 성능 만큼이나 안전성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조 안정성을 향상시킨 하이니켈 NCA와 고내열분리막 소재 기술은 물론 모듈·팩에서도 안전성 향상 기술을 적용해 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의 고객이 요구하는 안전성을 충분히 만족시키고 있다"고 자신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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