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전년 대비 3.6% 상승…근월물가도 3% 뛰어 10년만에 최고치
OECD 12월 상승률 6.6%…에너지 가격 상승·공급망 문제 영향
[아시아경제 세종=권해영 기자, 이현우 기자, 세종=손선희 기자] 유가와 외식비가 뛰면서 1월 국내 소비자물가가 넉 달째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가 4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이어가는 것은 2012년2월 이후 처음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10년 만에 3%대로 올라섰다. 특히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망 차질 속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물가상승률도 30년 내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통계청은 올해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4.69로 전년 동월 대비 3.6% 상승했다고 4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3.2%), 11월(3.8%), 12월(3.7%)에 이어 4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물가가 넉 달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인 것은 지난 2010년 9월부터 2012년 2월까지 18개월 연속 3%대 이상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근 10년 만이다.
계절이나 일시적인 공급 부족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리는 농산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3.0% 뛰었다. 2012년 1월(3.1%) 이후 10년 만의 최고치다.
석유류, 가공식품, 공업제품과 농축산물 중심으로 가격 오름세가 지속된 가운데 외식 가격이 뛰면서 3% 중반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서비스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2.9% 올랐다. 이 중 집세가 2.1% 상승해 2015년 12월(2.5%) 이후 6년1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올랐고, 외식은 5.5% 치솟아 2009년 6월(5.9%) 이후 12년7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공업제품은 4.2%, 농축수산물은 6.3% 올랐다.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지난해 10월 전기료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일부 지자체의 상수도료 현실화 등으로 2.9% 상승했다.
이처럼 근원물가 품목을 중심으로 한 물가상승세가 서비스업까지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는 상황은 전 세계적 흐름이다.
OECD도 3일(현지시간) 회원국들의 지난해 12월 물가상승률이 전년 대비 6.6%를 기록해 1991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에너지가격과 식료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했고 코로나19 여파 이후 심화된 공급망 문제 등이 겹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특히 터키의 물가상승률이 36.1%로 치솟으면서 전체 회원국의 평균 물가상승률을 크게 높였다. 터키를 제외한 OECD 회원국의 물가상승률은 5.6%로 전달(5.3%)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2021년 전체로 따지면 OECD 회원국의 연간 평균 물가상승률은 4.0%로 전년(1.4%)보다 크게 상승해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을 세웠다. 세계의 식료품 가격도 기록적인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날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FFPI)가 135.7을 기록해 ‘아랍의 봄’ 사태로 국제 식량 가격이 급등했던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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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우크라이나 긴장 사태까지 겹치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도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국내에 미칠 영향을 긴급점검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에너지가격 상승, 공급망 차질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미치는 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대내외 물가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엄중한 인식 하에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 원자재 가격, 수급 불안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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