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걸려도 안전 최우선
대중교통 이용량 감소
서울시 하루 평균 지하철 이용객도 ↓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길이 막혀 시간은 더 걸리지만 대중교통보다는 안전할 것 같아서요."
서울 노원구에서 서초구까지 출퇴근하는 직장인 이모씨(33). 그는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확산세가 커진다고 하자 최근 자가용을 이용해 통근하기 시작했다. 교통 체증 탓에 출퇴근에 30분가량을 더 써야 하지만 타인과의 접촉이 거의 없어 감염에 대한 심리적 안정감이 크다고 한다. 또 차량에선 마스크를 벗고 있을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오미크론 감염자가 국내에서 연이어 발생하면서 대중교통에서 차량으로 통근을 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혹여나 마스크를 착용하더라도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에 감염될 수 있다는 걱정 탓이다.
성동구에 거주하는 성모씨(31)도 지난주부터 비슷한 이유로 자가용을 이용해 출퇴근을 하기 시작했다. 일산까지 이동하는 시간 동안 홀로 차량에 있는 게 지루하고 아직 운전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지만 가족을 위해서 통근 방법을 바꿨다고 한다. 성씨는 "나 혼자 감염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은데 아내에게 바이러스를 옮길까봐 걱정이 됐다"면서 "언제 어디서 코로나19에 감염될지 모른다고 해서 조심 또 조심하려고 한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중교통 이용률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교통카드 빅데이터 통합정보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지난해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량이 약 27%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하루 평균 지하철 1~8호선 이용객 수는 2019년 731만9000명에서 지난해 529만7000명으로 줄었다. 올해는 11월까지 하루 평균 531만3000명이 이용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 서울시가 평일 밤 10시 이후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최대 20% 감축 운행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하더라도 KF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손씻기 등 방역 수칙 제대로 준수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자가용은 자신만 쓰는 것이기 때문에 대중교통보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