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NFT 게임'…사행성 우려 커진다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부애리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너도나도 대체불가능토큰(NFT·Non-Fungible Token) 게임 개발에 나서면서 사행성 조장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한 디지털 자산을 말한다. 복제와 위변조를 막고 소유권을 입증할 수 있는 일종의 '인증서'의 개념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해 복제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모든 거래내역 추적이 가능해 '안전자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러한 NFT 특성 때문에 최근 예술품, 부동산,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NFT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예술품 분야에서 디지털 화가 마이크 엥겔만의 NFT 작품 '매일: 첫 5000일'이 6934만6250달러(약 817억9390만원)에 낙찰된 것이 대표적인 NFT 상품 거래다.

게임은 이러한 NFT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분야다. 자체 코인인 '위믹스'를 발행하면서 일찌감치 인게임과 현실을 넘나드는 경제시스템을 구축한 위메이드의 경우, 현재 게임내 아이템과 캐릭터를 NFT화(化) 해 출시를 준비중이다. 엔씨소프트 역시 자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NFT 적용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엔씨 대표 지식재산(IP)인 리니지에 NFT 기술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부작용 우려도 잇따른다. 우선 NFT 상품들이 게임 내가 아닌 외부에서 거래가 이뤄지다 보니 게임사가 거래를 통제하기 어렵다. 환불이나 지불 거절에 대한 규정도 없기 때문에 피싱 사기들이 나올 수 있다. 게임 이용자들의 관심이 고유의 게임성보단 아이템 획득, 가상화폐 채굴 등의 금융적인 기회에만 쏠리는 것 역시 게임산업 성장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사행성 조장이다. 엔씨 리니지 아이템인 '집행검'의 경우엔 이미 수천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엔씨는 사행성 조장 방지 등의 이유를 들어 공식적으로 아이템 거래를 금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엔씨가 ‘집행검 NFT’를 출시한다면 음지에서 거래되고 있는 아이템 현금 거래를 양성화하는 효과가 생긴다. 엔씨에게 돌아가는 수수료 수익은 덤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도 이러한 부분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게임위는 ‘우연적인 게임 진행의 결과를 통해 획득한 NFT를 자유로운 거래행위를 통해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게임산업법상 등급분류 거부의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이는 국내 게임사들이 NFT 적용 게임을 국내에서 서비스하지 못하고 규제가 느슨한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임업계에서는 공정하지 못한 규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가의 아이템이 거래가 되는 아이템베이 등 중개 사이트에 대해서는 규제하지 않으면서 블록체인 게임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히려 NFT의 경우 중간단계가 없기 때문에 거래 안전성이 확보될 수 있다"며 "정부가 명확한 기준과 법안을 정립해서 국내에서도 사업의 물꼬를 터줘야한다"고 말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