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에이디칩스가 강세다. 반도체 업계에서 각광받는 오픈 소스 기술을 활용해 반도체 설계 플랫폼 개발에 나선다는 소식이 주가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인텔이 반도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기술 투자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오후 2시59분 에이디칩스는 전날보다 15.65% 오른 13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에이디칩스는 오픈 소스 설계 기술인 ‘리스크파이브(RISC-V)’ 기반의 신규 반도체 설계 플랫폼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RISC-V’는 2010년 미국 UC버클리대학교에서 개발을 시작한 반도체 설계 기술이다. 2016년에 공식 출범한 ‘RISC-V’ 협회 회원사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화웨이 등 250여개 업체 등이 있다.
회사 관계자는 “’RISC-V’ 코어를 지난 25년동안 구축한 다양한 반도체 설계용 IP에 접목시켜 개발 기간 단축 및 비용 절감이 가능한 새로운 반도체 설계 플랫폼 ‘RISC-V 플랫폼’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RISC-V 기술은 스마트폰 AP 분야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는 ARM 기반 반도체 기술의 대항마로 점쳐지고 있다. ‘RISC-V’가 ARM 대비 면적은 30~50%, 소비전력은 60%나 감소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반도체 설계 기업들이 ARM 생태계에서 벗어나 ‘RISC-V’를 통한 독자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에이디칩스는 ‘RISC-V’ 기술 기반의 반도체 설계 플랫폼을 조속히 개발해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반도체 설계 분야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개발 중인 반도체 설계 플랫폼이 구축되면 ‘RISC-V’ 환경에서 반도체 설계를 쉽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내년까지 플랫폼 개발을 완료하고 반도체 설계 기업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에이디칩스 최대주주는 골든에이지인베스트다. 지분 4.12%를 보유하고 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투자설명서를 통해 골든에이지인베스트가 최대주주로 등극한 2015년 이후 현재까지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이력이 없다며 현 최대주주 및 경영진의 향후 경영권 행사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증자로 조달한 자금은 채무 상환과 시설 자금으로 사용한다.
한편 전 세계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와 인텔의 1위 싸움이 치열하다. 최근 주요 외신은 앞으로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과 인텔의 성패는 자금 동원 능력에 달렸고 모두 1000억달러(약 115조원) 이상 투자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반도체 부문 매출에서 197억달러(약 22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인텔의 전체 매출액 196억달러(약 22조5000억원)을 넘었다. 2018년 3분기 이후 약 3년 만의 역전이다.
지난달 29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서병훈 삼성전자 IR담당 부사장은 "미래 성장 돌파구를 찾기 위해 핵심 역량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전략적 M&A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3년 안에는 의미있는 규모의 M&A 실현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초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이 밝힌 “3년 내 의미있는 M&A”를 재확인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