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SK, 수소사업 손잡았다

연내 합작사 설립…부생수소 기반 수소 사업 협력
수소 연료전지발전소 사업도 시작
롯데케미칼, 부생수소 생산…SK가스, 인프라 제공

[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수소사업에 뛰어든 롯데그룹이 전방위적으로 협력을 늘려나가고 있다. 롯데는 그룹 내 화학산업 비중이 큰 편으로 계열사 롯데케미칼은 단일회사로는 국내에서 부생수소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앞서 프랑스 산업용 가스기업과 수소 충전소를 짓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데 이어 액화석유가스(LPG) 국내 1위 사업자인 SK가스와 합작사를 만들기로 했다. 수소 생산부터 소비까지 아우르는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것으로, 고부가 제품비중을 늘리는 한편 수소사업을 키워 주요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과 SK가스는 31일 수소사업을 공동추진하기 위한 합작사(JV)를 설립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두 회사는 올해 안에 JV를 설립해 기체수소 충전소,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 등을 짓는 한편 앞으로 협력체계를 다양한 분야로 넓혀 나가기로 했다. 액화천연가스(LNG)의 저온에너지를 활용해 만든 액화수소를 공급하는 등 수소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사업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우선 울산지역에서 부생 수소를 바탕으로 한 사업을 진행키로 했다. 부생수소는 주로 석유화학 공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데,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적고 경제성이 높아 초기 수소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데 핵심역할을 맡고 있다. 여수·대산·울산 등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에 모두 대규모 생산시설을 둔 롯데케미칼은 연간 부생수소 생산량이 6만8000만t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다. SK가스도 울산소재 관계사인 SK어드밴스드에서 부생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부생수소는 정제과정이 필요하지만 기존 설비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당장 사업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JV는 부생수소의 수요 창출을 위해 수소충전소, 수소 연료전지발전소 등의 사업을 하기로 했다. 수소충전소 사업은 SK가스의 LPG충전소 네트워크, 롯데케미칼과 그룹 계열사의 물류부지 등 이미 확보된 인프라를 활용할 계획이다. SK가스는 국내 LPG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으며 전국에 충전소 400여곳(가맹 포함)을 운영중이다. 수소충전소 사업은 부지 확보가 관건으로 꼽힌다. JV는 액화수소 공급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 수소충전소 100여곳을 단계적으로 짓기로 했다.

수소 연료전지발전소 사업은 울산에 있는 두 회사의 자회사와 자원을 활용해 추진될 전망이다. 울산지역은 부생수소를 활용하기 위해 이미 수소 파이프라인이 잘 구축돼 있어 따로 배관망을 구축하기 위한 별도 부지를 확보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SK가스 역시 앞서 광주광역시에 연료전지발전소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앞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친환경 플라스틱·이차전지소재 등 최근 신사업 구상을 밝힌 롯데케미칼은 수소 모빌리티 역시 주요 신규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친환경사업 매출 6조원 달성과 탄소중립 추진을 목표로 한 ‘그린 프로미스 2030’ 전략을 올해 초 내놨다. 앞서 수소 충전소 설계·구축으로 유명한 프랑스기업 ‘에어리퀴드’와 수소충전소 설립 MOU를 맺은 것도 이 일환이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롯데그룹 화학BU장)은 "미래 에너지 성장의 핵심축이 될 수소산업 초기 생태계 형성을 주도하고 다양한 도전을 협업함으로써 향후 친환경 수소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병석 SK가스 대표는 "앞으로도 다양한 파트너들와 협업해 수소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고, 기존 사업인 LPG사업에 LNG 사업과 수소 사업을 연결시켜 안정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사업포트폴리오를 완성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