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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필품 필요하면 메시지 주세요" 가출 청소년 접근해 성착취…'헬퍼'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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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청소년에 금품·숙박시설 제공 빌미로 접근
돌변해 성착취·성매매 강요
가출 청소년 연간 10만명 넘는데…쉼터는 전국 135곳
전문가 "청소년 쉼터 개선해 자립 도와야"

"생필품 필요하면 메시지 주세요" 가출 청소년 접근해 성착취…'헬퍼' 기승 가출 청소년들에게 끼니, 숙박 시설 등을 제공해 준다며 접근하는 '헬퍼'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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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가출 청소년들에게 생활비와 잘 곳을 마련해 준다며 유인해 성착취를 일삼는 이른바 '헬퍼(helper·도움 주는 사람)'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도움을 주겠다"며 청소년들에게 접근, 성폭행을 하거나 성매매를 강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출 청소년을 보호할 정부 운영 주거시설 수가 부족하다 보니, 헬퍼에 의존하는 청소년들이 줄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는 청소년 복지시설을 개선해 가출 청소년의 안전한 자립을 도와야 한다고 제언했다.


가출 청소년 노리는 '헬퍼' 기승


21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근 가출한 여중생에게 접근해 성폭행한 40대 남성 A 씨는 청소년성보호법, 실종아동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


A 씨는 중학생 B 양이 SNS에 '헬퍼'를 구한다는 글을 올리자, 이를 보고 접근해 자신이 소유한 빈 원룸으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B 양이 가출을 주저하자 '고충을 알고 있다', '내 원룸에 다른 여학생들도 있다' 등 말을 쏟아내며 B 양을 구슬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B 양이 가출해 원룸에 머무르는 동안 본색을 드러냈다.


경찰은 지난 17일 A 씨를 체포한 뒤 서울북부지법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A 씨의 주거가 일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은 B 양과 같은 피해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판단, 보강 수사를 벌인 뒤 A 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재신청할 방침이다.


"생필품 필요하면 메시지 주세요" 가출 청소년 접근해 성착취…'헬퍼' 기승 '헬퍼'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가출 청소년들에게 접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SBS 방송 캡처


금품 미끼로 성관계·성매매 등 요구


경제적으로 취약한 가출 청소년을 노린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에게 금전적 도움을 주겠다며 '헬퍼'를 자처한 성인들이 갑자기 돌변, 성폭행을 하거나 성매매를 강요하는 방식이다.


가출 청소년은 주로 SNS, 혹은 이른바 '가출 카페'라고 불리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끼니·숙박 등을 해결해 줄 사람을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헬퍼는 청소년들이 게재한 글을 보고 접근해 원룸, 식사 등을 제공한다며 유인한 뒤 성착취를 일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전북에서 가출 청소년에 접근, 금품을 미끼로 성착취를 시도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당시 SNS에서 만난 미성년자에게 "성관계는 50만원, 영상은 5만원을 주겠다"며 성관계, 신체 부위 촬영 등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성매매를 요구당한 가출 청소년이 살해당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 2015년 서울 관악구 봉천동 한 모텔에서 조건만남을 하던 여중생이 성매수 남성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여중생은 가출 청소년으로, 당시 채팅앱을 통해 접촉한 성매매 포주로부터 조건 만남을 알선받은 상황이었다.


가출 청소년 규모 연간 12만명 넘는데…쉼터는 전국 135곳 뿐


가출 청소년은 왜 헬퍼 같은 위험한 어른들에 의존하게 되는 걸까. 가출 청소년 숫자에 비해 이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할 시설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해 10월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매년 약 2만4000명의 청소년이 실종·가출 등으로 신고된다. 신고되지 않은 가출 청소년까지 포함한 여성가족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실제 가출 청소년 규모는 연간 약 12만명으로 추산된다.


"생필품 필요하면 메시지 주세요" 가출 청소년 접근해 성착취…'헬퍼' 기승 지난 2020년 기준 전국 청소년 쉼터는 총 135곳이다. / 사진=연합뉴스TV


그러나 2020년 기준 가출 청소년들이 머무를 수 있는 정부 운영 '청소년 쉼터'는 전국에 135곳, 한 번에 입소 가능한 최대 수용 인원은 1369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10만명 이상 거리로 쏟아지는 청소년들을 보호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이렇다 보니 당장 자거나 끼니를 해결할 곳이 없는 가출 청소년들은 인터넷 카페, SNS 등을 통해 헬퍼와 접촉하게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당시 여성가족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한 자리에서 "인터넷에는 가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가출카페'가 수십 개씩 나온다"라며 "2020년 9월에는 가출 여성 청소년 9명을 상대로 '잘 곳을 마련해 주겠다'며 유혹한 뒤 성매매를 알선하고 강요한 일당이 검거됐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청소년쉼터 확대와 더불어 주거환경 개선을 통해 가출 청소년이 적극적으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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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구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출간한 '가출청소년 지원 강화를 위한 청소년복지시설 재구조화 연구'에서 "청소년기 가출행동은 원인이 매우 다양하고, 쉼터에서 생활하기가 여의치 않거나 당사자가 쉼터 입소를 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라며 "청소년쉼터가 과밀이나 사생활 보장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리적인 환경을 개선하면 쉼터 이용을 용이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입소 청소년의 심리·정서 안정에 기여해 자립지원 효과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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