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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도 투자한 英 어라이벌 '미니 공장' 혁명 성공할까 [히든業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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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설립된 英 전기차 제조업체
러시아 장관 출신 데니스 스베르도르프 CEO
지난해 현대차 투자로 '유니콘' 스타트업 등극
기존 공장보다 비용 훨씬 적은 '마이크로팩토리' 승부수
블룸버그 "전략 성공하면 수많은 기업들이 베낄 것"

현대도 투자한 英 어라이벌 '미니 공장' 혁명 성공할까 [히든業스토리] 영국 전기차 제조업체 '어라이벌' 전기 봉고차 모습. / 사진=어라이벌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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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영국 전기차 제조업체 '어라이벌'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뉴욕 장외 유가증권시장(나스닥)에 기업 공개를 통해 약 140억달러(15조 8000억원)의 시가총액을 달성했다. 국내 최대 자동차 업체인 현대차 그룹(약 47조원)의 3분의 1 가량에 해당하는 액수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어라이벌에 집중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어라이벌은 창립된 지 이제 6년째인 신생 기업으로, 내년에 이르러서야 대량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어라이벌은 어떻게 실제로 작동하는 자동차 한 대 없이 세계 제조업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을까.


러시아 장관서 영국 기업가로 변모


어라이벌의 탄생을 이해하려면, 먼저 해당 기업을 창업한 데니스 스베르도르프 CEO에 대해 알아야 한다. 스베르도르프 CEO는 지난 1978년 구 소비에트 연방의 일원이었던 조지아에서 태어난 인물로, 이후 러시아로 이주해 전자공학을 공부했다. 스베르도르프 CEO는 지난 2006년 러시아에서 '요타'라는 이동통신사업체 및 휴대전화 제조업체를 세웠고, 이후 해당 회사 CEO 자리까지 역임했다.


러시아 재계에서 유명세를 얻은 그는 지난 2012년 정계까지 진출하게 된다. 당시 새로 선출된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 내에서 정보통신부 부장관으로 발탁된 것이다. 부장관 시절 스베르도르프 CEO의 주요 업무는 러시아의 낡은 통신 기반시설을 재건하는 것, 그리고 롱 텀 에볼루션(LTE) 등 차세대 통신기술을 원활히 도입하기 위해 러시아 이동통신산업 규제를 개혁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출세 가도를 달리던 스베르도르프 CEO는 갑작스런 장벽을 마주하게 된다. 2013년 푸틴 정부는 러시아에서 일하는 고위 관료가 해외에 계좌를 설립하지 못하게 하는 안보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당시 여러 나라에서 투자 사업을 하고 있던 스베르도르프 CEO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일이었다. 결국 그는 통신부 부장관 직책을 내려놓고 사임, 러시아를 떠나 자유로운 비즈니스가 가능한 영국으로 향하게 된다.


전기차 회사 '어라이벌' 설립


스베르도르프 CEO는 지난 2015년 영국에서 '어라이벌'이라는 이름의 전기차 회사를 설립했다. 당시 그는 초기 투자자들에게 받은 금액을 기반으로 영국 첨단산업 및 학문의 산실인 옥스퍼드에 작은 연구개발(R&D) 센터를 세웠다. 이후 어라이벌은 약 5년 동안 별다른 홍보 활동 없이 조용히 연구개발에만 전념했다. 투자자들과 크고 작은 알력다툼을 벌일 시간에 로드맵 달성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스베르도르프 CEO의 고집이었다.


현대도 투자한 英 어라이벌 '미니 공장' 혁명 성공할까 [히든業스토리] 지난해 1월 데니스 스베르도르프(왼쪽) 어라이벌 CEO가 현대차그룹과 계약 체결 후 기념촬영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어라이벌은 지난해 1월 현대·기아차로부터 1500억원이라는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다시 화제에 올랐다. 당시 투자로 어라이벌은 단숨에 기업 가치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를 상회하는 '유니콘' 스타트업 지위에 올랐으며, 올해에는 뉴욕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100억달러(약 11조원)가 넘는 시총을 달성했다.


'마이크로팩토리'로 자동차 시장 변혁 노려


세계적 자동차 회사인 현대차, 5조달러(약 5661조원)가 넘는 자산을 운용하는 자산관리사 블랙록 등 글로벌 대기업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어라이벌은 대체 무슨 기술을 내세우고 있을까.


어라이벌은 최근 자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기업에서 직접 고안한 솔루션인 '마이크로팩토리'를 최초 상세 공개했다. 마이크로팩토리는 여러 채의 로봇에 둘러싸인 작은 공장으로, 어라이벌은 해당 공장 내부에서 전기차를 제조한다.


현대도 투자한 英 어라이벌 '미니 공장' 혁명 성공할까 [히든業스토리] 마이크로팩토리(위쪽)와 일반적인 자동차 공장 모습. / 사진=어라이벌 유튜브 캡처, 연합뉴스


마이크로팩토리는 전통적인 자동차 공장보다는 작은 물류 센터를 닮았다. 어라이벌에 따르면, 해당 공장은 자동차를 실제로 만드는 '셀'과 각종 부품들을 옮기는 통로로 나뉘어 있다. 셀은 수십 개의 로봇팔이 마치 레고 블럭처럼 자동차를 '쌓아 올려' 제조하고, 제조 공정에 필요한 부품들은 통로를 오가는 작은 로봇들이 직접 운반한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마이크로팩토리는 연간 1만대의 어라이벌 전기 밴(van·봉고차)을 생산한다.


일반 자동차 공장과 마이크로팩토리의 가장 큰 차이는 비용이다. 기본적으로 자동차 공장은 최소 수조원 단위의 비용이 들어가는 초대형 시설이며, 한 번에 한 개의 차종을 생산할 수 있다. 긴 벨트나 레일 양 옆에 로봇 노동자들을 배치해 순차적으로 생산하는 이른바 '컨베이어 벨트' 방식 제조법 때문이다. 벨트를 따라 각종 로봇팔과 전기 배선 등을 연결하려면 그만큼 비용이 늘어난다.


반면 마이크로팩토리는 이 같은 벨트 없이 고정된 장소에서 쌓아 올리듯 자동차를 제조한다. 이 때문에 공장 설립에 드는 비용 시간이 매우 적고, 따라서 생산된 전기차의 가격 또한 경쟁 기업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


현대도 투자한 英 어라이벌 '미니 공장' 혁명 성공할까 [히든業스토리] 어라이벌의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 사진=어라이벌 홈페이지 캡처


특히 스베르도르프 CEO는 마이크로팩토리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뿌리 끝부터' 어라이벌의 기술력을 쌓아 올렸다. 옥스퍼드에 위치한 R&D 시설에서는 차세대 알루미늄 섀시를 연구해 강판 소재를 완전히 대체했다. 이 때문에 마이크로팩토리에는 기존 자동차 공장에 쓰이는 비싼 용접 기계가 없다. 또 사실상 자동화된 로봇 공장을 만들기 위해 지난 6년간 1000명이 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고용, 컴퓨터 비전부터 자동화까지 모두 직접 구현해냈다.


지난해 현대차가 어라이벌의 지분을 일부 인수하면서 관심을 보였다는 '스케이트 플랫폼' 또한 컨베이어 벨트 없이 좁은 공간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 고안된 어라이벌 고유의 전기차 플랫폼이다. 마치 스케이트보드를 닮은 블럭형 플랫폼을 연결하듯 붙여 봉고차부터 버스, 트럭, 일반 차량까지 탄력적으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세기 간 이어져 온 '컨베이어 벨트' 대체할까


미 금융 매체 '블룸버그'에 따르면, 어라이벌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공지에서 오는 2024년까지 연 매출 140억달러(약 15조8500억원)를 기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기업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대량생산을 시작한다. 약 3년 만에 매출 사실상 0원에서 1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이다.


어라이벌은 마이크로팩토리 공정을 통해 급격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지사가 위치한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2번째 미국 공장을 세울 예정이며, 본사인 영국에도 새 마이크로팩토리를 설립할 계획이다.


만일 어라이벌의 마이크로팩토리 전략이 큰 성공을 거둔다면, 약 1세기 전 미국 '자동차의 왕' 헨리 포드가 고안했던 컨베이어 벨트식 대량생산 공정이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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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지난 3일 어라이벌의 상장 소식을 보도한 기사에서 "스베르도르프 CEO의 전략이 성공한다면 앞으로 수많은 기업가들이 어라이벌을 베끼기 시작할 것이다"라며 "어라이벌의 향방에 수많은 '희망'이 걸려 있다"고 평가했다. 마이크로팩토리가 새로운 대량생산 제조업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 잠재력이 있다는 주장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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