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콴타스항공, 최근 백신 접종 승객 탑승 허용 방침
동종업계선 반응 싸늘…항공수요 타격 우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비행기 탑승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를 놓고 전 세계 항공업계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일부 항공사가 안전한 비행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항공기를 이용하는 승객에 대해 백신 접종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자 "항공수요에 더욱 치명적"이라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발단은 호주 최대 항공사인 콴타스항공에서 비롯됐다. 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 항공사는 최근 백신을 맞은 승객만 국제선 탑승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콴타스항공은 "코로나19 백신이 나오면 항공기 탑승객에게 백신 접종은 필수가 될 것"이라면서 이를 의무화할 수 있도록 국제선 약관을 변경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공사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승객에 대해 탑승 거부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 회사가 처음이다.
하지만 동종업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지난 3월 이후 각국 봉쇄조치로 인해 항공 수요가 대폭 줄었는데 백신이 보급될 때까지 승객들의 탑승을 거부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각국의 입국금지조치로 대형 항공사는 물론이고, 유럽의 소규모 항공사들도 재정적으로 어려움에 빠진 상태다. 국제공항협회(ACI)의 루이스 펠리프 드 올리베이라 국장은 "자가격리만으로도 산업이 멈춰섰다. 백신 의무화는 이와 상황이 같을 수 있다"면서 "백신의 빠른 개발은 환영하지만 광범위하게 보급되기 전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고 항공업계가 이를 기다릴 순 없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 의무화보다는 검역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 사무총장은 "백신보다는 체계화된 검사가 국경 봉쇄 해제에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 앨라배마대 감염병 전문가 데이비드 프리드먼 박사는 "세계 인구 대다수가, 특히 개발도상국 국민까지 백신을 맞으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라면서 "어떤 백신을 맞을 것인가 하는 점도 의무화 못지 않게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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