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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도 '로고'만 붙이면 품절…애플도 부러워하는 '슈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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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業스토리]주류문화에 반항하며 스트리트문화 선도
700여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한정수량으로 희소가치 끌어올려
음주측정기·기상천외한 제품들도 단 몇 초만에 완판...리셀시장서 수십배 웃돈

벽돌도 '로고'만 붙이면 품절…애플도 부러워하는 '슈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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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미국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슈프림(Supreme)'은 나이키나 애플 못지않은 마니아를 보유한 브랜드다. 1990년대 서브컬쳐(비주류 문화)였던 미국 스트리트 컬쳐(젊은이들의 거리 문화)를 기반으로 해 스케이트보더들이나 힙합 아티스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협찬이나 광고 없이도 유명 연예인들이 슈프림을 입게 만들었다.


슈프림은 1994년 영국계 미국인 제임스 제비아(James Jebbia)이 뉴욕에 차린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다. 1989년 뉴욕에서 영국식 의류점을 운영하다 스투시(Stussy) 창업자인 숀 스투시(Shawn Stussy)의 요청으로 스투시 뉴욕점 오픈을 돕다가 대중화돼가는 브랜드에 회의감을 느끼고 스투시를 떠나게 된다. 제임스 제비아는 비주류 문화를 대변할 수 있는 독립적인 브랜드를 만들게 되는데, 이 브랜드가 바로 ‘슈프림’이다.


처음엔 스투시의 영향으로 스케이트보더들을 위한 매장으로 시작됐다. 스케이트 데크를 만들었고, 보드 관련 용품을 판매했다. 옷 종류도 세 종류의 티셔츠가 전부였다. 그런데 스케이트보드 신(scene)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졌던 제임스 제비아가 스케이트보드 크루에 속해 있는 지오바니 에스테베즈(Giovanni Estevez)를 영입했고 이는 슈프림만의 문화를 만드는데 '신의 한 수'로 작용했다.


매장 오픈 첫날부터 같은 크루 친구들이 몰려들었고 매장 안에서 보드를 타고 다니는 등 매장을 놀이터처럼 운영했다. 제임스 제비아는 그들이 스스로 슈프림만의 문화를 만들어가도록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 슈프림 매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졌고 뉴욕 스케이트보더들은 슈프림에 열광했다. 제임스 제비아는 스케이트보더들을 위한 브랜드가 많지 않다는 점을 발견하고 의류 브랜드로 방향을 틀었다.

벽돌도 '로고'만 붙이면 품절…애플도 부러워하는 '슈프림' CK 언더웨어 포스터에 붙은 슈프림 박스로고 [출처=Supreme]

주류문화에 반항하다 주류가 되다

슈프림이 비주류 문화에서 시작된 만큼 주류 문화에 대한 반항심이 컸다. 일명 거리의 문제아들에게 이름을 알린 작은 매장에 불과했던 슈프림은 파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슈프림을 상징하는 박스 로고를 만들게 된다. 미국 예술가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의 프로파간다 아트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저항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당시 슈프림은 박스로고를 스티커로 제작해 뉴욕 전역의 주요 시설들에 붙였다. 큰 반향을 일으킨 사건은 켈빈 클라인(CK) 언더웨어 모델 케이트 모스의 포스터에 슈프림 박스로고를 붙인 것이다. CK에 고소까지 당했지만 도리어 슈프림이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당시 슈프림이 붙인 포스터는 훗날 케이트 모스와 콜라보레이션 한 티셔츠로 제작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루이비통의 허가도 없이 루이비통의 모노그램과 슈프림 로고를 합친 보드를 만들어 루이비통에 고소를 당한 적도 있다. 당시 슈프림은 판매된 상품을 모두 회수해 소각하는 과정을 거쳤으나 이 악연은 2017년 ‘슈프림X루이비통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출시하는 계기로 이어졌다.


심지어 2003년에는 뉴욕포스트에 슈프림 로고가 그려진 티를 입고 있는 금융사기범이 체포된 사진이 실렸는데, 그 사진을 그대로 새긴 티셔츠를 출시하기도 했다. 비난 여론이 있긴 했으나 이런 사건들조차 슈프림의 반항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공헌했다.


이렇듯 슈프림은 각종 사건들로 '주류에 저항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고,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받으며 스케이트보드, 힙합 등 비주류문화를 주류문화로 끌어올린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희소성으로 '마니아' 형성

슈프림은 어떤 제품을 내놔도 출시와 동시에 완판된다. 슈프림의 전 세계적인 인기도 한 몫 하겠으나 소량생산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해진 시간에 신상품을 공개하는 '드롭데이'만 되면 슈프림 마니아들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다. 과거에는 매주 목요일 드롭데이때마다 슈프림 매장 앞에 수백 명이 줄을 서는 장관이 펼쳐지기도 했다. '슈프림 박스로고가 그려진 티셔츠를 구매하는 것보다 하늘의 별 따는 게 더 쉽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이런 슈프림만의 희소가치는 '콜라보레이션(이하 콜라보)' 제품들에 더욱 빛을 발한다. 슈프림은 패션업계에 콜라보 문화를 전파시킨 브랜드이기도 하다. 1996년 스니커즈브랜드 반스와의 콜라보를 시작으로 노스페이스, 라코스테 등 브랜드 라인업도 화려하다. 지금까지 진행한 콜라보 제품들만 700여 가지가 넘는다. 심지어 슈프림은 콜라보 제안이 들어온 브랜드들에 대해 ‘슈프림과 잘 맞는지’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거친다. 수백억 달러의 가치를 지닌 브랜드도 거절할 수 있는 셈이다.


한정판매라는 개념도 슈프림에서 사실상 처음 정의했다. 일반적으로 패션업계가 인기가 많은 제품일수록 더 많이 생산하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었다. 지금까지도 제비아는 원칙적으로 어떤 브랜드와 콜라보를 하든 '400개 수량'을 고집한다. 그는 "600개를 완판시킬 수 있다고 해도 우린 무조건 400개만 만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벽돌도 '로고'만 붙이면 품절…애플도 부러워하는 '슈프림' [출처=Supreme 인스타그램]

일명 '역대급 콜라보'로 불리는 2017년 루이비통과의 콜라보는 지금까지도 패션계에서 회자가 된다. 명품브랜드가 스트리트 브랜드와 콜라보하는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인데다 루이비통만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콜라보 컬렉션은 단 수 일만에 품절됐다. 국내에서는 완판까지 고작 3일이 걸렸다.


이런 슈프림만의 전략은 '돈이 있어도 구할 수 없는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각인됐고, 슈프림이 출시하는 희한한 제품들까지 완판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재미로 출시했던 슈프림 박스로고가 새겨진 벽돌은 30달러에 출시돼 몇 초만에 품절됐고, 중고사이트에서 1000달러대에 재판매됐다. 심지어 소화기나 음주측정기, 개밥그릇도 출시하며 지난해에는 슈프림 로고 광고가 들어간 뉴욕포스트 신문이 조기 완판되기도 했다. 쓰레기도 슈프림 로고만 들어가면 돈주고 산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때문에 슈프림은 베일에 쌓여있는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처음 문을 연 뉴욕 매장을 포함해 전 세계 4개국에 11개 매장만을 운영하며 매장을 확대하지 않는다는 점이나 슈프림 제품이 400개씩 한정으로 판매하면서 어느 정도의 수익을 올리는지도 알 수 없다. 지금까지 매출을 공개한 적도, 숫자를 언급한 적도 없다. "매출같은 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2017년 자산 회사 '칼라일 그룹'이 슈프림 지분 50%를 5억 달러(약 5900억원)에 사들이면서 브랜드 가치를 10억 달러(약 1조1790억원)로 짐작할 뿐이다.



전문가들은 슈프림의 이런 태도와 전략이 슈프림 제품을 더 소장하고 싶게 만드는 전략이라고 분석한다. 매출을 극대화하기 보다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 지금의 슈프림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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