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메신저 업무활용 불편함 해소, '업무 대화+자료' 모두 자산化…국내 넘어 대만·일본 亞 진출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연인과 함께 찍은 프로필 사진에 과도한 관심을 보이는 직장 동료, 나가기 버튼 한 방에 사라져버리는 무수한 자료들….'
모바일 메신저가 사적으로 뿐 아니라 업무용으로도 널리 쓰이면서 이런 '불편한 상황'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공사(公私)가 마구 뒤섞인 메신저 세계를 정확히 구분해주겠다고 나선 스타트업이 있어 반갑다. 실시간 협업 툴 '잔디(Jandi)'를 운영하는 토스랩이다.
김대현 토스랩 대표(35)는 "사적 영역인 개인용 메신저로 업무하라는 것은 '네 차를 끌고 영업하라'는 것과 같다"며 "많은 이용자가 공감하고 있는 이 불편함을 명확히 정의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탄생한 서비스"라고 잔디를 소개했다.
2015년 5월 첫 서비스를 시작한 잔디는 쉽게 표현하면 '업무용 메신저'다. 단순 '메시징'을 넘어 모든 기능이 업무용 소통에 최적화돼있다. 대표적 사례가 메신저 대화 내용의 귀속성을 '개인'이 아닌 '회사'에 두도록 한 것이다. 개인용 메신저와는 달리 잔디 애플리케이션(앱) 대화방은 중간에 합류해도 이전 대화 및 공유된 파일 등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즉 업무 도중에 투입된 팀원은 이전 대화를 훑어보는 것 만으로도 인수인계를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업무에서 빠지거나 퇴사한 인력에 대해서는 관리자가 해당 대화방에 접근하지 않도록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김 대표는 "최근 몇년새 개인용 메신저가 급격히 업무에 활용되기 시작했는데, 애초에 소통 목적이 다른 탓에 업무 영역에서 각종 문제가 발생한다"며 "업무 목적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그 소통의 결과물인 대화 내용 및 공유파일 일체도 회사에 자산화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능은 김 대표가 직접 사회생활을 하며 겪은 경험과 고민이 담겨있다. 대기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이어 초기 벤처기업 '티몬'으로 옮겨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팀장ㆍ실장ㆍ본부장 등 다양한 직책을 경험했다. 김 대표는 "특히 관리자가 됐을때 회사의 생각을 가감 없이 전파하는 데 물리적ㆍ시간적 한계를 느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직장인들이 개인용 메신저를 쓰고 있지만, 이 역시 문제가 많아 직접 서비스를 만들게 됐다"고 돌아봤다.
잔디 앱은 누구에게나 열린 무료 서비스다. 다만 용량 및 이용자 수 등이 특정 기준을 넘어가면 유료버전으로 전환되는 '프리-미엄(Free+ premium)' 비즈니스 모델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부터 이용 문의가 이어지는 등 니즈가 확인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에 데이터베이스를 두고 최상 보안을 유지한다. 김 대표는 "협업 효율성이나 각종 자료검색, 인수인계 기능 등 덕분에 연단위 계약고객 중 이탈률이 거의 없을 정도로 '락인(Lock-in)효과'가 크다"며 "올해는 국내를 넘어 일본 등 아시아권 국가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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