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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상장사, 작년 WMP에 206조원 투자…그림자금융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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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고금리 투자상품인 자산관리상품(WMP)에 대한 중국 상장사들의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중국 '그림자금융'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되고 있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보제공업체 윈드인포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1170개 상장사가 중국 WMP에 투자한 자금 규모는 1조2400억위안(약 206조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규모는 2016년에 비해 49% 늘었으며 2년 전 보다는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투자 기업 수 역시 2013년 286개사에서 2015년 630개, 지난해 1173개로 증가했다. 중국 은행들은 지난해 45% 증가한 15만개의 WMP를 판매했다.

WMP는 은행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약정한 구조화 채권으로, 은행들이 신탁회사나 증권사, 자산운용사와 협력 하에 만드는 상품이다. 규모가 작은 중소형 은행들이 WMP 판매에 많이 뛰어들고 있으며 WMP로 모집한 자금은 위험자산에 투자되는 경우가 많아 문제시 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은행 금리의 3배 수준의 수익률을 안겨주는 상품이라는 점에 매력을 느끼지만 시장에서는 WMP가 자금흐름과 투자 성격이 불투명하다는 측면에서 고위험 상품으로 보고 있다.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불투명한 구조가 만연한 WMP를 중국 그림자금융 활동의 전형으로 꼽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WMP 규모가 급증하는 분위기를 우려해 은행권의 WMP 관리를 강화하라고 요구했지만, WMP 투자 열기는 식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해 중국 상장사 '팡다 카본 뉴 머트리얼스'는 회사의 연간 매출액 보다 많은 60억위안 가량을 WMP에 투자하기로 했다가,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투자금을 46억위안으로 줄였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의 3분의2를 WMP에 투자한 하얼빈 메디산 제약 처럼 일부 기업들은 주식발행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 WMP 투자 재원으로 삼기도 했다.


WSJ은 WMP의 위험성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상장사들의 WMP 투자가 늘고 있다는 것은, 중국 기업들이 보유 현금을 재투자할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홍콩 소재 오리엔트 캐피탈 리서치의 앤드류 콜리어 이사는 "중국 기업들이 본업을 통해 높은 수익성을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하지 못하고, 높은 수익률을 내건 금융상품에 현금을 쏟아부어 쉽고 빠르게 이익을 불리려고만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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