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현지 맞춤형 메뉴 제공…노일식 대표의 작품 '치킨스페셜 콤보' 인기
최근 3년 평균 10% 이상 매출 신장…할랄 인증으로 고속 성장 기대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민낯을 본 국내 유통기업들이 '포스트 차이나(Post China)'를 외치며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포스트 차이나'의 대표 시장으로 손꼽힌다. 인도네시아는 중국, 인도, 미국 다음가는 세계 4위 인구대국(2억6000만명)이다. 특히 25세 미만이 인구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K-컬처(한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잠재력이 뛰어난 곳이다. 아시아경제는 'K-컬처의 전초기지'로 떠오른 인도네시아의 '생생한 탐방기'를 통해 국내 유통기업들에게 글로벌 사업 확대 전략을 제시한다.
"슬라맛 다땅 디 롯데리아(어서오세요 롯데리아입니다)" 지난달 24일 정오(현지시간)경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市) 롯데쇼핑 에비뉴 4층에 위치한 롯데리아 매장에 들어서자 현지인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반갑게 손님들을 마주하고 있는 직원들은 모두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이다. 채주병 롯데지알에스 인도네시아법인 영업ㆍ마케팅 팀장은 "매장을 찾는 90%가량이 현지인이기 때문에 매장 직원들은 모두 현지인으로 채용했다"고 말했다.
매장에 앉아있는 손님들은 접시에 치킨+밥+에그 스크램블 등으로 구성된 메뉴를 먹고 있었다. 이 메뉴의 이름은 '치킨스페셜 콤보'. 노일식 롯데지알에스 대표의 아이디어로 현지인의 '짬부란(여러 제품을 한 접시에 담아서 섞어 먹는 것)' 문화에서 착안해 개발한 제품이다. 노 대표는 롯데지알에스 베트남 법인장을 맡아 롯데리아 브랜드를 베트남 외식시장 '넘버원' 브랜드로 올려놓은 인물이다. 베트남 성공 노하우를 인도네시아에 적용했고, 이는 적중했다. 적당한 가격에 한 끼 식사대용으로 충분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 하는 메뉴로 등극한 치킨스페셜 콤보는 롯데리아 전 매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
채 팀장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주식은 치킨+밥인데, 이 메뉴가 매출의 약 60% 이상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햄버거보다 인기가 많다"며 "치킨스페셜 콤보의 경우 하루 평균 25개가 팔리고, 손님이 가장 많은 1호점인 끌라빠가딩점에서는 35개가량 팔린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대형몰이 발달해 있어 고객들의 주 생활 동선 또한 몰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를 반영해 시장 진입 초기부터 몰 중심의 점포개발전략을 진행해 확대했으며, 대형몰 및 마트 내 입점 점포가 약 67%를 차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끌라빠가딩점은 현재까지도 매출이 가장 높은 매장으로 꼽힌다.
지난달 26일 오후 2시(현지시간)에 방문한 끌라빠가딩점 매장 테이블에서는 밥과 치킨 등을 구성한 '치킨세트'가 눈에 띄었다. 이 메뉴는 '만땁'으로, 최고란 뜻이다. 채 팀장은 "치킨스페셜 콤보 다음으로 인기있는 메뉴로, 이 매장에서 하루 평균 23개 정도 팔린다"고 귀띔했다.
매장에서 만난 대학생 리즈키씨는 "친구들과 함께 만땁을 즐겨먹고 최근에는 불닭 메뉴도 자주 먹는다"고 말했다. 불닭버거와 불닭치킨은 지난 2월 롯데리아가 K-푸드(음식 한류) 열풍에 맞춰 내놓은 제품이다. 채 팀장은 "불닭 메뉴가 전체 매출에서 10~20%를 차지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최근에 출시한 컵밥도 인기가 많아 판매량 확대 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롯데리아는 현지화를 위해 제품 개발에 집중, 분기별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손상현 롯데지알에스 인도네시아 법인장은 "현지화 메뉴 개발을 위해 상품개발 담당자가 인도네시아 전역을 돌며 현지식을 섭렵하고 있다"며 "인기있는 모든 메뉴는 상품개발 담장자가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는 고생끝에 얻은 작품"이라며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전했다.
롯데리아는 최근 3년간 평균 1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달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할랄(Halal) 인증을 받아 고속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진출 5년 만인 지난해 초, 세계 3대 할랄 인증 기관 '무이'(MUI)로부터 'A등급' 인증을 받은 것. 외국식품기업으로는 최초다. 롯데리아보다 10년 앞서 진출한 맥도날드도 지난해 여름에야 A등급을 받았다.
인도네시아는 87%가 이슬람교인 무슬림 국가이다. 무슬림 국가에는 '할랄' 이라고 해서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을 선호한다. 할랄 유, 무에 따라 고객이 브랜드 결정을 할 정도이며, 내년부터는 모든 음식점에 할랄 보유 점포 및 할랄 미보유 점포라는 표시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대부분 할랄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중간 '에이전시'를 활용 할랄 업무를 진행하지만, 롯데지알에스는 자체 현지 직원들이 공부를 해서 할랄을 획득, 꾸준히 노력해 할랄 인증을 유지 하고 있다.
손 법인장은 "모든 재료를 인도네시아에서 수급하고, 제조 공정ㆍ매장까지 할랄 기준에 맞추기 위해 공들였다"며 "현지업체들과 신뢰를 쌓으며 레시피를 개발해 얻은 값진 성과"라고 전했다.
지금 뜨는 뉴스
롯데리아는 사업 확대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우선 고객에게 메뉴 이외에 가치를 제공하고자 생일파티, 빅스마일스쿨, 그림그리기 대회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식사메뉴'를 꾸준히 개발할 계획이며, 인도네시아 전통소스인 삼발소스를 활용한 메뉴를 곧 선보일 방침이다.
온라인 판촉활동과 매장 확대도 본격화한다. 현재 30개 매장은 운영중인 롯데리아는 내년에 7곳 오픈을 준비중이다. 손 팀장은 "온라인 쇼핑몰 내 제품 판매, 모바일 쿠폰 발송, 인도네이사 최초 전자상거래인 라자다와의 제휴 판촉 등을 통한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