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불법영상물에 단호하게 대처할 것"
"인터넷 과몰입으로 인간 황폐화 심각"
"순기능 많지만 역기능 해결 고민 절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몰래카메라(몰카)·인권침해·음란·도박 영상물 등 유해 콘텐츠의 사이버상 유통에 대해 엄정한 대응을 예고했다.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하되, 공동체의 존속을 방해하는 불법유해정보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는 의지다.
13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양재동 엘타워에서 '2017 인터넷문화 정책자문위원회'를 열고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몰카·폭행 등 인권침해 영상물 문제와 앞으로 도래할 지능정보사회에서의 사이버윤리문제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이효성 위원장은 "오늘날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시공간에 제한받지 않고, 언제든지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도 자유롭게 소통하고 있다"면서 인터넷의 발달과 그 긍정적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부작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인터넷의 급성장 이면에는 올바른 이용에 대한 인식 부족과 과도한 몰입으로 인해 디지털 공간에서 이용자가 황폐화되는 위험도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이버 공간의 영향력이 확대될수록, 온라인 상에서의 몰카 등 인권침해 영상물, 음란물, 도박 등 유해 콘텐츠 유통과 사이버 폭력과 명예훼손, 왜곡된 윤리 의식 등으로 오프라인에서의 불법행위보다 더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법영상물에 대한 엄격한 조치를 약속했다. 이 위원장은 "건전한 인터넷 이용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인터넷상에서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하도록 관련 법·제도를 개선하되, 불법유해정보에 대해서는 국가사회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의 노력을 약속함과 함께 이용자·사업자들의 자발적 참여도 촉구했다. 그는 "정부의 노력만으로 인터넷에서의 문제들을 모두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인터넷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올바른 이용규범을 만들어가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은 책임의식을 가지고 함께,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인터넷윤리교육사업 소개와 함께 '지능정보사회의 인터넷윤리기준과 쟁점'이라는 주제로 권헌영 고려대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자문위원들도 이용자 관점의 윤리기준이 생산자 관점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패러다임 변화에 공감하며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했다.
'인터넷문화 정책자문위원회'는 2013년부터 건전한 인터넷 이용문화 확산과 관련 정책 마련을 위해 학계·법조계·언론계·민간단체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해 운영 중인 자문위원회다.
이 위원장은 "그간 여러 차례의 전문가그룹 협의를 거쳐 마련한 '아름다운 인터넷 세상 2022' 계획이 지난주에 발표됐다. 오늘 자문위원님들께서 주신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인터넷 상의 역기능을 최소화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야 하는 만큼 정부와 민간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밝혔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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