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1500억원 규모 자금 조달 목적에 대해 '회의적'
미샤 "장기적인 성장과 경쟁력 강화 목적"이라 설명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1세대 화장품 브랜드숍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가 사모펀드 아이엠엠프라이빗에쿼티(IMM프라이빗에쿼티)에 인수된 이후 자금 조달 등의 첫 투자 계획을 밝히자, 시장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회사측이 "장기적인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자금 조달의 목적을 꼽았지만, 전문가들은 "유상증자의 목적이 명확치 못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7일 삼성증권ㆍ동부증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가 자금 조달을 위해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는 데 대해 복수의 증권 연구원들은 "단순히 영업 자금 마련을 위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회사측의 사업계획이 유상증자의 목적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회사가 제시한 계획이 유상증자가 불가피할 만큼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계획으론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들며 "(회사측은)올해 말 기준 1100억원의 순현금과 매년 150억~200억원의 현금을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비용의 지출이 매출 증가로 직결되지 않는 화장품 사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계획이라 볼 수 없다"며 "시장에 밝혀지지 않은 다른 사업계획 혹은 다른 유상증자 목적이 있는 것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기존주주가치가 32%나 희석될 경영판단에 대한 회사측의 좀 더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규모 자금 조달 계획이 대주주 IMM과의 연관이 있을 것이란 추정도 나왔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도 "이번 유증 목적이 단순히 영업 자금 마련을 위한 것이라 보기 어려워 보인다"면서 "대주주 지분이 사모펀드 운용사 IMM으로 넘어가면서 중장기 성장 관점에서 새로운 변화가 예상된다는 점과 이번 증자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추정했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향후 에이블씨엔씨 실적에 대해서도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그는 "중국발 리스크 영향으로 에이블씨엔씨도 타 브랜드사와 다르지 않게 하반기 실적 기대치를 더 낮춰볼 필요가 있다"며 "올 3분기에는 계절적 비수기에 해당하며, 중국인 수요 급감에 따른 오프라인 매장의 영업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고정비 부담 증가로 분기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에이블씨엔씨는 6일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1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을 공시했다. 목적별 자금 조달 계획을 보면, 시설자금 661억원, 운영자금 511억원, 기타자금 327억원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유상증자로 확보된 자금으로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제품 경쟁력과 주요 해외 거점 국가의 유통채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노후 점포 인테리어 개선 등 점포 경쟁력을 강화해 판매망을 확충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한다고 덧붙였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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