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10월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중소기업계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총 10일에 달하는 추석 연휴가 완성되면서 소비 진작과 내수 활성화에 거는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다만 중소기업들은 납품기일 준수와 일감 감소 우려 등이 앞선 상황이다.
정부는 5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관공서의 임시공휴일 지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올해 10월3일은 개천절이고, 4일은 추석, 5일은 추석 다음 날, 6일은 대체공휴일이다. 10월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함에 따라 이전 주말인 9월30일부터 10월9일 한글날까지 최장 10일을 쉴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5조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계의 소비지출이 늘어나고 음식·관광·문화 등 관련 산업의 생산유발효과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의 질 개선과 함께 내수활성화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소상공인들은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환영하고 나섰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소비 진작과 내수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임시공휴일 지정은 감사하고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휴가 길어졌을 때 국내 소비나 골목상권 소비 촉진보다 해외여행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의 준비를 당부했다. 그는 "전국 관광지나 소상공인 업소 등에 대해 정부나 지자체가 홍보를 강화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면 더 좋을 것"이라며 "골목상권도 손님들이 더 많이 찾을 수 있게끔 홍보활동과 함께 서비스 강화 및 가게 정비에 나서 지속적인 유입이 이뤄지도록 준비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대부분이 신용카드를 사용함에 따라 긴 연휴기간 장사는 잘되지만 막상 현금이 부족해 재료구입 등에 차질을 빚는 일이 없도록 금융당국의 조치 등도 당부했다. 최 회장은 이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추석 연휴 전 개정돼 건전한 소비 환경을 촉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중소기업들의 표정은 사뭇 다르다. 업종이나 납품 스케줄에 따라 추석연휴를 온전이 쉬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대적 박탈감만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에 비해 열악한 경영사정으로 인해 공휴일 증가에 따른 인건비 부담 가중과 공장가동 차질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건강기능식품 제조기업 A대표는 "이번 10월처럼 공휴일이 많은 황금연휴 때는 직원들의 사기가 가장 먼저 걱정된다"며 "우리처럼 여력이 부족한 신생기업의 경우 연휴 때문에 근무일수가 줄어들면 납품기일을 못 맞출 수 있고 특히 물량이 많을 때는 더욱 힘들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가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867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 중소기업 추석자금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45.5%가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했다. 중소기업이 추석에 필요한 금액은 평균 2억300만원으로 나타났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납품기한 연장 등을 통해 중소기업 근로자들도 함께 연휴에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 확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도 연초에 이미 10월2일 자체적으로 쉬는 날로 정한 업체들도 있다. 자동차 측정장비업체 B대표는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직원들이 황금연휴를 이용해 여행 등 활용계획을 세우고 준비할 수 있게 미리 휴일로 정했다"며 "(중소기업 여건상) 새 정부가 임시공휴일 지정을 조금 더 빨리 논의해 줬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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