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최근 경제ㆍ민생 관련 공개활동을 하지 않고 무기개발 행보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매체의 보도 내용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지난 7∼8월 두 달간 외부활동이 북한 매체에 공개된 것은 모두 13차례로, 이 가운데 10차례가 미사일 관련 활동이었다.
김 위원장은 7월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1차 시험발사를 현장에서 지도한 뒤 화성-14형 시험발사 성공을 축하하는 공연 관람(7월9일), 연회 참석(7월10일) 등의 일정을 수행했다.
이어 화성-14형 발사 성공에 기여한 관계자들과 기념촬영과 표창 수여식을 했다. 같은 달 28일에는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를 지도하고 30일에는 이를 축하하는 연회에 참석했다.
8월에는 14일 북한군 미사일 전력을 총괄 운용하는 전략군 사령부에서 '괌 포위사격' 준비상태를 점검한 데 이어, 29일에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 발사훈련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또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찾아 탄도미사일을개발하는 과학자들을 격려했다.
김 위원장이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27일 평양 '조국해방전쟁 참전열사묘'를 방문하고, '선군절'인 8월 25일에 백령도와 대연평도 점령을 가상한 북한군 특수전 부대의 훈련을 참관한 것도 군(軍) 관련 활동으로 볼 수 있다.
두 달간 13차례 이뤄진 외부 공개활동 가운데 12차례가 군사 관련 행보였던 셈이다.
이 기간 직접적인 군사업무와 관련성이 없는 활동은 김일성 사망 23주기인 7월 8일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것이 유일했으며, 경제 분야 시찰은 전무했다.
김 위원장의 경제 분야 공개활동은 지난 6월 20일 북한 매체에 보도된 치과 위생용품 공장 방문이 마지막이다.
지난해 8월 김 위원장의 경제 분야 시찰이 4회, 정치 행사 참석이 3회, 군사 관련 공개활동이 3회였던 것과도 대조적이다.
그의 이런 행보는 북한 최고지도자로서 현시점에서 어떤 다른 사안보다 핵ㆍ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통한 대미 압박에 총력을 쏟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국가정보원은 최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김 위원장이 미사일 행보에 집중하는 것은 이를 미국과의 관계 정립을 위한 최종 관문으로 보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중요성을 간접 시위하는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이 최근 무기개발 행보에 집중하면서 김락겸 전략군사령관, 리병철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 등 미사일 분야 인사들의 수행 빈도도 늘어나고 있다.
반면 7∼8월 이뤄진 경제 분야 시찰이나 정치행사 참석은 박봉주 내각 총리와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등이 주로 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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