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발전연구원장에 시장 선거캠프 전력 인사 임명…언론인 출신 인천문화재단 사무처장 '전문성 부족' 지적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시 산하기관의 고위직 자리에 유정복 시장 인맥이 잇달아 기용되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인천발전연구원장에 유 시장 선거캠프 경력자가 선임되는가 하면 인천문화재단 고위직의 경우 인사규정 변칙과 전문성 시비까지 일면서 전형적인 '시장 측근 인사'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인천발전연구원 이사회는 최근 이사회를 열어 이종열 인천대 글로벌법정경대학 학장을 신임 원장으로 선임했다. 이사회는 이사 9명이 참석해 2명의 후보를 놓고 표결을 통해 이 학장을 신임 인발연 원장으로 뽑았다.
이 원장은 뉴욕시립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서울 행정학회장, 인천대 사회과학대학장 등을 지냈다. 이 원장은 9월 1일 유 시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이 원장은 유 시장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전력으로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인발연은 인천시 출연기관이지만 공공성과 독립성,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연구기관인 만큼 정치편향이 드러난 인물이 인발연 수장으로 앉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유 시장이 인발연 이사회 이사장을 맡고 있어 신임 원장 결정에 유 시장 측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인천시당은 논평을 통해 "인발연 이사회가 이런 인물을 원장으로 내세운 것은 인천시민의 지성을 얕잡아 본 독선과 오만의 결정"이라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시기에 정치적 편향성이 드러난 인물을 인발연의 수장으로 뽑는다면 시민사회의 비판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당은 "시민 혈세로 운영되는 연구원을 유 시장의 사설캠프로 전락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며 "연구원 이사회는 신임 원장 내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인천문화재단의 고위직 채용을 둘러싸고도 지역 문화예술계와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재단은 최근 개방형 직위 공모를 통해 사무처장에 언론인 출신인 박모씨 임명했다. 박 처장은 한국일보 기자와 동아일보 인천본부장,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초빙교수를 지냈다.
그는 인천문화재단 사무처장 응모 전까지 재단 이사를 맡기도 했으나 문화예술관련 경력이 없는데다 유 시장과 중학교 동문이라는 점에서 이번 채용 배경에 의혹을 갖는 시선들이 많다.
더욱이 인천문화재단은 사무처장 채용 과정에서 인사규정에도 없는 자격 기준을 임의로 끼워 넣어 이러한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재단 인사규정에 명시된 1급(사무처장)의 자격기준은 '임용예정 직무 분야와 관련한 경력이 18년 이상인 자'와 '기타 이와 동등 이상의 자격 또는 능력이 있다고 인정된는 자' 등 2가지 조항 뿐이다. 인사규정을 바꾸려면 재단 이사회의 의결을 거친 후 시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재단은 이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무처장 채용공고에 기존 2가지 조항 외에 '문화예술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조직관리 능력을 갖춘 자'를 추가했다.
또 국민권익위원회 권고에 따라 통상적으로 채용심의위원 중 외부위원을 반수 이상으로 구성해 온 관례를 깨고 인천문화재단 현직 이사 등 내부위원을 60% 이상으로 구성해 문제가 되고 있다.
재단은 사무처장을 채용하는 5명의 심의위원 중 3명을 현직 이사로 위촉했는데, 박 처장이 채용공고 마감 직전까지 재단 이사 신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공정한 심의가 이뤄졌겠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는 "지역 문화계 현실을 알지 못하는 인물이 인천문화재단의 고위직에 앉는다는 건 말이 안된다. 사무처장으로 채용된 박씨는 언론경력 외 문화예술관련 경력이 없는 인물로 재단의 자격 요건을 충족한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정복 시장 측근의 자리만들기 인사"라고 비판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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