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친환경 종합방제매뉴얼 만들고 정기 모니터링 중요"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농가는 편리함만 추구하고 정부는 제 할 일을 하지 않은 '총체적 부실'이 이번 사태를 불렀다."
살충제 계란 우려를 처음 제기했던 한국소비자연맹 강정화 회장은 17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닭 진드기 퇴치를 위해선 계사를 깨끗이 청소하는 등 노력이 필요한데 이를 편하게 해결하려다 보니 살충제를 쓴 것"이라며 "정부는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적극 감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연맹은 4월6일 '유통 계란의 농약 검출 실태와 대책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국내 산란계 농장 61%가 살충제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이 자리에서 나왔다. 강 회장은 "토론회에서 피프로닐과 비펜트린 등을 직접 닭에 분무해 실험한 결과도 있었다"며 "분무 후 잔류농약 검사를 했는데 계란 껍데기의 경우 8일까지, 알은 15일까지 잔류농약이 검출됐다"고 말했다. 계란이 유통되기 전 잔류농약 검사가 철저히 이뤄졌다면 이번 혼란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강 회장은 "토론회 후 농식품부와 식약처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며 "두 부처에서도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야 '다성분 동시분석법'이 세팅됐다. 이 분석법은 여러 농약을 사용했을 때 한 번에 그 성분을 알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럼에도 늦은 감은 없지 않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무엇보다 닭 진드기를 없애기 위한 친환경 종합방제매뉴얼 마련이 절실하다"며 "이를 만들어 산란계 농장주들에게 의무적으로 교육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와 관련된 종합방제매뉴얼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장주뿐 아니라 직원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산란계 농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중에는 외국인이 많아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강 회장은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계란에 대해 안전하다는 인식을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산란계 농장에 대한 전수조사는 물론 그 과정에서 정보를 국민들에게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정기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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