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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인천의 '해양도시' 면모 갖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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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은 삼국시대부터 외국과의 교류가 시작된 곳으로 1883년 개항 이래 동북아 거점 해양도시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항만과 130㎞의 해안선, 168개의 크고 작은 섬, 서해와 한강을 이어주는 아라뱃길 등 다양한 해양관광자원도 갖고 있다.


유정복 시장이 민선6기 후반기 시정운영의 핵심정책으로 해양문명도시 건설을 제시한 것도 바다를 빼놓고는 인천의 미래발전을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정부가 바뀔때마다 빠지지않는 정책이지만 유 시장은 '해양주권'이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해양도시로서의 인천의 위상을 더욱 강조했다.

2025년까지 2조40000억원이 투입될 해양주권 사업에는 168개 섬을 관광자원화하고 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과 국립해양박물관을 건립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중 해양박물관은 인천에 내로라하는 해양관련 문화시설이 없다는 점에서 인천의 숙원사업으로 꼽혀왔다.


2024년 개관을 목표로 월미도 갑문매립지에 들어설 해양박물관은1315억원의 국비가 투입되는 만큼 정부 심사가 관건이었는데, 최근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에 선정되면서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도권에 해양관련 박물관이나 과학관이 없는 점도 인천해양박물관 유치를 낙관하는 이유다.

지난 2002년 국제 규모의 해양과학관(오션피아) 유치전에 뛰어들었다가 좌초된 인천시로서는 이번 해양박물관 유치가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무엇보다 같은 해양도시인 부산과 비교해 해양 인프라면에서 크게 뒤처지고 있는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부산에는 국립해양박물관과 해양자연사박물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국립해양조사원등 굵직한 해양관련 시설 및 기관이 포진해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해사법원 유치를 놓고 인천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두 도시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들이 각각 자기 지역에 해사법원을 설치해야 한다는 법안을 발의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고, 지자체는 범시민추진 기구를 만들어 지역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인천시는 국제 분쟁의 성격을 띠는 해사 사건 특성상 국제공항이 위치한 인천이 적합하고, 국내 해사 사건 600건 중 많게는 500건이 수도권에서 이뤄지고 있는 만큼 부산에 해사법원을 두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해양도시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서도 부산 독점화는 안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여기에는 대통령과 해수부 장관을 배출한 부산에 힘이 실리지 않겠냐는 우려를 의식한 면도 없진않다.


하지만 한편으론 그동안 인천시가 해양도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안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해사법원 유치만해도 부산에서 먼저 관련법안을 제출했고, 시민공청회며 학술세미나를 열어 지역정치권과 시민사회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반면 인천시는 모든 면에서 행보가 늦어지고 있다. 해양박물관 유치와 해경청의 인천 이전이 기정사실화됐다고 해서 안주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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