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연금 만난 이유는 임원의 한사람으로서 합병 성사 돕고 싶었기 때문"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최종 결정권자는 양사 사장이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김종중 전 기획팀장과 함께 국민연금을 만난 배경에 대해선 삼성 임원의 한사람으로서 합병 성사를 돕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피고인 신문 절차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절차는 양사 사장이 결정한 사안으로 주요 주주인 국민 연금을 만난 까닭은 임원으로서 합병 성사를 돕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이같은 주장은 앞서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의 주장과 동일하다. 앞서 두 사람은 미래전략실 및 그룹 내부의 안살림은 최지성 전 실장이 최종결정권자였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내 소속은 처음부터 삼성전자였고 미래전략실은 한번도 소속된 적이 없다"면서 "모든 일의 95%는 삼성전자와 계열사 업무였고 미래전략실이 관여한 일은 담당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룹 업무를 다루는 미전실에서 주도한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승마 지원 등은 자신이 아는 게 없다는 해명이다.
물산 합병 기점인 지난 2015년 7월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과 만났던 이유에 대해선 "국민연금에서 만나자는 요청이 있어 최 실장과 함께 나갔다"면서 "최고의사결정권자를 보자는 요청은 아니었으며 당시 합병과 관련한 최고결정권자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특검측은 메르스와 관련해서도 질의를 이어갔다.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자체가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서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임직원이었다면 누구나 가져야 할 마음가짐 이었을 것"이라며 "예방을 더 잘 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고 사망자수도 있었던 만큼 삼성의 고위 임원이라면 누구나 같은 마음을 갖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전략실 해체를 직접 지시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여론이 굉장히 나쁠때였고 본인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을때라 권한 여부를 떠나 그룹의 대표로 조사를 받은 만큼 최지성 실장과 논의해 미전실을 해체와 전경련 탈퇴를 발언하는 것이 낫겠다고 결론내렸다"고 해명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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