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미국 전략무기인 장거리폭격기 B-1B 랜서 2대가 30일 한반도 상공에 출동해 대북 무력시위 비행을 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발사 대응 차원이다.
공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태평양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를 이륙한 B-1B 2대는 제주 남방 해상을 통해 동해, 경기 오산 상공에 진입한 다음 서해 덕적도 상공 쪽으로 빠져나갔다.
미국은 북한이 지난 28일 밤 11시 41분께 ICBM급 미사일을 발사한 지 30여 시간 만에 다량의 폭탄을 투할 수 있는 B-1B 2대를 전격 출격시켰다. B-1B는 이번 출격에서 실사격훈련을 하지 않고 대북 무력시위 비행만 한 후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B-1B는 지난 5월29일에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지 5시간 뒤에 동해에 출현한 바 있다.
또 지난 8일에는 북한이 화성-14형 1차 시험발사를 한 지 나흘 만에 B-1B 2대가 출동했다. 당시에는 2천파운드급 LJDAM(레이저통합직격탄)을 2발 투하했는데 한반도 상공에서 실사격훈련은 처음이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번 B-1B 출동은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대응해 계획한 비행 일정 중 가장 빠르게 출격했다"면서 "이는 한반도 유사시 즉각 출동해 폭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연합방위태세 능력을 시현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5월29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5시간 뒤에 한반도에 출격한 것은 이미 사전에 계획되어 있던 일정으로, 탄도미사일 발사와 겹쳤을 뿐"이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계획을 세워 출격한 것은 이번이 가장 빠른 것"이라 덧붙였다.
미 공군도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한반도 상공에 B-1B 2대를 전개했다고 밝혔다.
우리 공군은 이날 북한의 거듭되는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무기 개발에 강력 대응하기 위해 한반도 상공에서 B-1B와 F-15K가 연합 항공차단 작전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원인철 공군 작전사령관(중장)은 "우리 공군은 적 미사일기지와 정권 지휘부 등 핵심시설을 초토화할 수 있는 정밀타격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만약 적이 도발한다면 즉각 대응해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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