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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출신 유영민 장관 "SW에 사람 몰리게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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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SW생산국 도약 기업간담회'


"환경·처우 개선해 청년인재 몰리게"
"중소기업체 해외진출 적극 지원"
"젊을 때 한창 코딩하던 시절
자러가서 천장 보면 코드가 가득"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소프트웨어(SW)업계 숙원사업 풀기에 나섰다. 처우개선을 통해 청년 인재들이 SW업계에 몰리도록 유도하고 중소 SW업체들의 해외진출을 적극 돕는다.

개발자 출신 유영민 장관 "SW에 사람 몰리게 할 것"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8일 오후 서울 금천구 G밸리기업시민청 회의실에서 'SW생산국 도약을 위한 SW기업 간담회' 를 개최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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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유영민 장관은 가산동 G밸리기업시민청에서 열린 'SW생산국 도약을 위한 SW기업 간담회'에서 "한국이 SW소비국에서 생산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개선되지 않은 산업현장의 해묵은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파악하고 해소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SW산업현장의 구조개혁을 추진할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그 '아직도왜'라고 이름 붙였다. 독특한 명칭에 대해 유 장관은 "SW현장은 제가 장관이 되기전부터 여러 차례 방문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꼭 10년전에 와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왜 아직도 이런가. 매번 정부는 'SW 가장 잘하는 나라 만들겠다'고 공약했는데도 왜 이럴까. 그런 마음에서 '아직도왜'라는 이름의 TF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SW기술보단 영업이 대우받는 한국"…SW업계 한목소리로 어려움 호소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의 대표들은 한목소리로 SW업계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임종혁 에이티추오시스템 대표는 "17년도 SW업계에 몸담아 오면서 느낀 것은,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기술을 열심히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이다. SW에 제값을 쳐주는 사람이 없고, 제값을 쳐주는 곳을 만나도 치열한 영업활동에 뛰어들어야 한다. 기술이 아니라 영업을 해야 먹고 사는구나라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신래 이카운트 대표는 "신입사원 초봉으로 4700만원을 줘도 좋은 개발자들을 뽑을 수가 없다. 기본적으로 SW업계 인력을 늘리려면 대학에서부터 인력이 많이 나와야 한다. 부산의 한 대학을 봤더니 컴퓨터공학과 보다 기계공학과 정원이 3배나 더 많더라. SW생산국이 목표라면, 기본적으로 인력수급계획부터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학훈 날리지큐브 대표는 "그동안 정부에서도 수많은 간담회니 SW혁신회의니 등을 많이 했다. 모든 증상과 문제점, 아이디어들은 이미 제시됐다고 본다"면서 "이제는 나왔던 문제들 중에서 하나라도 제대로 해결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SW업계의 진흥을 위해서는 오히려 정부의 역할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신래 대표는 "정부가 기업에 SaaS 구축을 지원해주는 등 클라우드 사업같은 분야에 뛰어들고 있는데, 이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라고 본다. 정부가 왜 SaaS에 뛰어드나. 클라우드 판매와 구매는 시장에서 이뤄져야 하는 영역이다. 기업들도 필요하면 본인이 구입을 해야지 정부가 지원해주는 것은 옳지 않다. 정부는 경쟁을 방해하는 부분을 제거해주는 걸로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개발자 출신 유영민 장관 "SW에 사람 몰리게 할 것"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8일 오후 서울 금천구 G밸리기업시민청 회의실에서 'SW생산국 도약을 위한 SW기업 간담회' 를 개최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 유 장관 "업계 근본적인 환경개선…SW에 인재 몰리게 하겠다"
SW업계의 고충에 대해 유 장관은 "정부가 그동안 SW산업 현장의 심각성을 알지 못하고 행정적으로만 치우치진 않았는지 고민하고 있다. 발주에서부터 마지막 개발에서까지의 과정에 누가 과도하게 수익을 독식하고 있는지, 아니면 원천적으로 SW에 제값을 주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철저히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또 대기업의 공공SW 부문 재진출에 대해서는 "대기업이 다시 들어올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못박았다. 유 장관은 "SI분야에서 대기업들의 참여가 제한되면서 이미 대기업들은 다른 분야로 성공적인 사업전환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닫힌 문을 여는 거도 어렵겠지만, 대기업들도 굳이 이 시장에 들어오지도 않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장관은 SW업계에 청년 인재들이 몰릴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SW업계가 유망하다고 해서, 청년들에게 오라오라 해서 인재가 몰리는게 아니다. 많은 부분이 여전히 바뀌어야 한다. SW업계의 '월화수목금금금'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처우도 그렇다. 제가 '아직도왜'라는 이름으로 TF를 만든 것도 바로 그 이유"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과기정통부의 능동적인 역할을 예고했다.


그는 "현재 미래일자리 매핑작업을 추진중이다. 일자리가 사라진다, 또 새로운 일자리가 나타난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런데 정부가 해주는 것은 전혀 없는 상황"이면서 "미래에 나타날 일자리를 제시하고 이에 필요한 스킬과 테크닉, 지식을 전수하고 재교육하는 역할을 정부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직접 문제해결TF를 주도하여 SW개발자가 대우받고 SW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유 장관은 말했다.


◆SW개발자 출신 장관…"코딩하던 때, 천장보면 코드가 보였다"
이날 간담회는 SW 개발자 출신인 유영민 장관이 처음으로 SW업계와 만나는 자리로 관심을 모았다. 유 장관은 본인의 개발자 시절을 얘기하며 깊은 친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유 장관은 "저는 SW업계에 들어와 밑바닥부터, 코딩부터 공부했다. 매일 밤 12시까지 코딩을 하다가 통금시간 직전에 회사 근처 여관방에 들어가 자고 나오곤 했다. 그런데 자러 들어간 여관방에서 천장을 보면, 천장에 온통 로직이 가득하다. 방금 전까지 짜고 있던 코드들이 눈에 보이는 것이다. 그러다 거기서 에러가 보이고, 저걸 고쳐야지 하고 마음 먹었다. 그러다 새벽4시에 통금 풀리자마자 회사로 달려가 에러체크하고 다시 돌리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는 일을 하면서도 미래가 명확히 보였다. 성장할 수 있었다. 바로 그런 환경이 지금의 SW업계에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새 정부의 SW정책목표인 'SW생산국' 도약, 'SW기업하기 좋은 나라' 실현을 위해 SW업계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산업현장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해 마련됐다. SW 관련 협·단체, 부문별 주요기업 대표 10여명이 참석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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