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연구위원 발령 받은 5명 모두 검찰 떠나
윤갑근 고검장, 유상범ㆍ김진모ㆍ정점식ㆍ전현준 검사장
법무부 "과거 중요사건에 대한 부적정 처리 등 문제가 됐던 검사들"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2014년 '정윤회 문건' 수사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수사를 지휘했던 유상범 광주고검 차장검사(51ㆍ사법연수원 21기)가 28일 결국 사의를 밝혔다.
유 차장검사는 지난달 창원지검장(검사장)에서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전보된 데 이어 다음달 1일자 인사에서 다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되자 검찰을 떠나기로 결심한 것이다.
유 차장검사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서울대 법대 84학번 동기로 정윤회 문건 수사 당시 문건 내용보다는 유출 경위에만 초점을 맞춘 수사를 진행해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일선 검찰 수사 지휘와는 무관한 자리로 최근 이 자리로 전보된 고위간부들은 줄줄이 검찰을 떠났다.
법무부는 지난달 8일 단행된 인사(6월12일자)에서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53ㆍ19기)과 김진모 서울남부지검장(51ㆍ20기), 정점식 대검찰청 공안부장(52ㆍ20기), 전현준 대구지검장(52ㆍ20기) 등 고검장 1명과 검사장 3명을 모두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했다.
당시 법무부는 "과거 중요사건에 대한 부적정 처리 등의 문제가 제기됐던 검사들을 일선 검사장, 대검 부서장 등 수사 지휘 보직에서 연구 보직 또는 비지휘 보직으로 전보하는 인사 및 그에 따른 일부 보완 인사"라고 설명했다. 인사배경에 대한 이례적인 설명이었다.
문책성 인사 발령을 받은 윤 고검장과 김 지검장은 인사 발표 즉시 사표를 냈다. 윤 고검장은 지난해 '우병우 특별수사팀'의 팀장을 맡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부동산 특혜매매 의혹 등을 4개월간 조사했으나 아무런 성과도 못 내고 기소도 못 한 채 활동을 접었다.
'팔짱 낀 우병우' 사진으로 촉발된 '황제수사' 논란은 이 때 불거졌다. 이런 배경 탓에 윤 고검장은 우 전 수석에게 1차 면죄부를 부여한 '우병우 사단'으로 지목됐다. 김 지검장은 2014년 세월호 사건 수사 당시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지냈다.
정 부장과 전 지검장도 결국 사표를 냈다. 두 사람 역시 지난해 11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긴급현안 질문에서 '우병우 사단'이라며 공개한 12명의 검사 명단에 포함됐던 인물이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모두 5자리로 통상 부장검사급이 가던 자리다. 2002년 법무부가 '검찰직제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면서 검사장급 간부도 임명될 수 있도록 길을 터놨다. 과거에도 구설에 연루된 검찰 고위간부가 종종 이 자리를 차지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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