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무한확장에 눈길
일각선 점주들 피로도 가중 우려도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편의점당 매출과 이익이 뒷걸음치면서 본사는 다양한 서비스 도입으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세탁이나 금융 등 기존 세탁소, 은행의 기능을 편의점이 수행하는 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만능형 서비스를 지향하는 최근 추세로 점주들의 피로도만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들은 세탁, 금융, 항공권 발급 등 다양한 서비스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가 전날 발표한 항공권 발권 키오스크복합기 도입이 대표적이다. 멀티키오스크는 GS25 점포에 설치되는 무인 서비스 기기로 24인치 터치스크린을 통해 실시간으로 에어부산 국내·국제선 항공권을 예약·발권 할 수 있다. 멀티키오스크를 이용해서 구매한 항공권은 바로 무료 출력이 가능하며, 수화물이 없는 승객의 경우 공항에서 항공사 데스크 방문 없이 바로 탑승 수속을 할 수 있다.
일부 점포에서는 편의점 당일 택배 서비스를 활용해 여행가방을 공항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이른바 '원스톱 항공편의 서비스'다. 앞으로는 국내외 여행 상품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세탁서비스도 최근 화두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1인 가구 직장인을 위해 세탁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 세탁 서비스 업체와 제휴를 맺고 제공하는 무인 세탁 시스템으로 365일 24시간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에 세탁물을 맡기고 찾아갈 수 있다.
GS25는 지역 세탁소를 연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모델을 선보였다. 고객이 세탁소 네트워크 020 업체인 리화이트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세탁물을 접수한 뒤 가까운 GS25 점포에 맡기면, 리화이트에 가입된 가까운 지역 세탁소가 해당 점포에서 세탁물을 수거해간다.
CU도 금융 업무나 카셰어링 서비스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지난해 신한은행과 손잡고 은행 업무가 가능한 디지털 키오스크를 선보였다. 바이오 인증 방식을 적용해 출금과 이체뿐 아니라 체크카드 발급, 비밀번호 변경 등도 가능하다. 50여개 매장 앞에 쏘카존을 도입해 카셰어링 서비스 거점 역할도 하고 있다. 또한 CU, GS25, 세븐일레븐 등 '빅3' 업체는 공통적으로 일부 매장을 통해 택배 발송이나 특정 온라인쇼핑몰과 제휴한 수신 서비스도 제공중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서비스 강화가 점주들에게 지나친 역할을 강요해 피로도를 높인다는 지적이 있다. 서비스 이용객들의 문의사항이나 불만이 점주들에게 쏟아지면서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상황까지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편의점주는 "서비스를 받기 위해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추가로 물건을 구매할 경우를 기대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면서 "특히 택배는 분실이나 파손 위험이 있고 일부 고객들은 점주에게 직접 항의해 피곤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다른 점포는 매출에 도움이 안된다는 이유로 택배 서비스나 교통 카드 충전을 거부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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