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시장 공급자에 현대오일뱅크·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5회 연속 사업권 따내
-2부 시장은 유찰…"기준가 미달로 파악"
-"내수점유율 유지에 도움" vs "승자의 저주 우려"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김혜민 기자, 노태영 기자]알뜰주유소 유류공급자 경쟁입찰에서 1부 시장 유류공급사로는 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가 선정됐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이번을 포함 5회 연속 사업권을 따냈다. 하지만 2부 시장은 주관사의 기준가에 도달하지 못해 유찰되는 이변이 생겼다.
14일 석유공사와 농협경제지주는 '2017년 알뜰주유소 유류공급자 경쟁입찰'을 진행한 결과 1부 중부권역(수도권·충청·강원)은 현대오일뱅크가, 남부권역(경상·전라)은 SK에너지가 각각 선정됐다고 밝혔다. 2부 시장은 경유·휘발유 모두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하고 유찰됐다.
알뜰주유소 유류공급자 선정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뉜다. 1부 시장은 농협중앙회의 NH-오일과 고속도로 ex-오일 등에 석유제품을 공급한다. 국내 석유제품 생산시설이 있고 전국적으로 유통이 가능한 정유 4사가 입찰대상이다.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 3종의 경질류를 직접 알뜰주유소에 공급·배송한다.
1부 시장은 중부권역과 남부권역으로 다시 나뉜다. 올해 중부와 남부권 입찰에는 4개사 모두가 응찰했다. 이 중 중부권은 현대오일뱅크가 또 다시 사업자로 선정되며 5회 연속 사업권을 수성했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 SK에너지가 번갈아 가며 사업자로 선정돼 온 남부권은 SK에너지가 5차 사업권을 가져갔다.
2부 시장은 석유공사가 직접 휘발유와 경유를 현물로 구매해 알뜰주유소에 공급하는 구조다. 정유 4사와 함께 유통망은 없지만 국내서 석유를 생산하는 한화토탈도 참여가 가능하다. 이번 입찰엔 경유 부문에 3개사, 휘발유 부문에 2개사가 참여했지만 최종적으로 유찰됐다. 업계 관계자는 "주관사가 생각하는 기준 가격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차 입찰에서도 2부 시장 휘발유 부문이 한차례 유찰된 바 있다. 당시엔 한화토탈 1개사만 참여해 입찰조건 미달로 유찰됐다.
◆'승자의 저주' 우려…초유의 유찰 사태
정유사들은 한편으로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산업이란 특성 탓에 이번에도 정부 눈치가 보여 입찰을 했지만 알뜰주유소의 존재 이유는 재논의해할 필요가 있다"며 "제휴사 할인까지 되는 셀프주유소에 비해 기름값이 저렴한지 의문인데다 정부의 시장개입 논란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정유사로선 정부 눈치를 보자니 입찰에 빠질 수도 없고, 일반 주유소보다 알뜰주유소 공급 마진이 낮아 정유사들 입장에서 '남는 게 별로 없는 장사'인 셈이다.
알뜰주유소 선정 방식은 최저가 입찰제다. 1부시장 입찰자들은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휘발유나 경유 월평균 가격에다 '최소한'의 유통마진을 포함한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 2부시장에서는 싱가포르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을 써내야 한다. 싱가포르 가격 기준으로 몇% 더 받겠다, 덜 받겠다는 식으로 입찰가격을 써낸다. 정유사 관계자는 "알뜰주유소에 납품하는 석유제품은 2년 동안 계약조건대로 공급해야 해 유가변동에 대응하지 못한다"며 "자체주유소 공급, 해외수출 마진보다 알뜰주유소 마진 수준이 낮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석유공사는 다음 주 다시 공고를 내고 2부시장 휘발유 공급 사업자 입찰을 재실시할 계획이다. 이번에 알뜰주유소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는 오는 9월1일부터 2019년 8월31일까지 2년 간 석유제품을 공급하게 된다. 1부 시장의 계약물량은 총 28억8000만ℓ(±α), 2부 시장은 총 1000만ℓ에 옵션 400만ℓ다. 현재 알뜰주유소는 6월 기준 1147개로, 전체 주유소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