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이슈 1년 가까이 지난 홍보물도 여전히 버스에 부착돼 있어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서울 한 사립대학에 재학 중인 박모(27)씨는 최근 서울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서울로7017' 홍보물을 자세히 들여다보다 깜짝 놀랐다. 홍보물 속 버스 2대가 서울역 근처 왕복 8차선 도로에서 '역주행'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진짜 대충 만들었다는 게 티가 났다"며 "서울로7017이 개장한 지 꽤 된 걸로 아는데 아직도 안 바꾼 걸 보니 홍보물에 정말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가 발견한 오류를 담은 홍보물은 서울 내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등은 물론 서울로7017 공식홈페이지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홍보물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지하철역 벽면을 채울 정도로 큰 것도 있다.
서울로7017은 지난 5월20일 개장했으나 홍보물 부착은 이전부터 시작됐다는 점에서 벌써 두 달 정도 시민들은 잘못된 홍보물을 보고 다닌 셈이다. 직장인 우모(30)씨는 "오류가 난 홍보물 때문에 크게 문제될 건 없어도 서울로7017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역점사업 중 하나인 점을 떠올리면 사소한 것에도 신경 쓰지 못한 모습이 보여 아쉽다"고 얘기했다.
시에서 서울로7017을 담당하는 부서는 오류를 알면서도 아직 홍보물 교체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시 푸른도시국 서울로운영단 관계자는 "오류 난 홍보물을 어떻게 할지는 운영단과 회의를 해야 알 수 있다"며 "아직은 결정된 게 하나도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식 홈페이지 속 사진만이라도 다음 주 초쯤 우선 수정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홍보물은 더 있다. '청년의 삶까지 직권취소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담은 청년수당 홍보물이다. 시는 지난해 8월 청년수당을 도입했다가 보건복지부의 직권취소로 한 달 만에 중단되자 이와 같은 홍보물을 서울시청사 옆 서울도서관 외벽은 물론 버스 옆면, 버스정류장, 지하철역 등 곳곳에 붙인 바 있다.
시는 복지부로부터 올해 청년수당 사업 동의를 받고 최근 대상자 5000명을 선정했다. 이번 달 초에는 지원금 1개월분이 청년들에게 지급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청년수당에 대한 복지부 직권취소를 반대하는 홍보물이 몇몇 버스 옆면 에 부착돼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시 관계자는 "홍보물이란 게 정책 주기를 따라가는데 지난해 복지부가 청년수당 직권취소한 것과 관련한 홍보물은 대부분 한 달 만에 교체했다"며 "원래 정책 이슈는 지속적으로 노출하지 않는데 교체하는 과정에서 몇 개가 빠진 것 같다"고 해명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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