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분사 대신 시너지를 택했다. 반도체 제조업체로부터 설계도면을 받아 위탁생산해주는 파운드리 사업은 반도체 호황으로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못잖게 성장세가 가파른 분야다.
삼성전자는 10일 오전 서울 중구 삼성본관에서 개최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포럼 관련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사업부를 별도 자회사 SK하이닉스 시스템아이씨로 분사하며 삼성전자의 별도 자회사 설립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5월 LSI사업부 소속이었던 파운드리 사업 조직을 사업부로 승격시켰다.
◆"파운드리사업 위한 별도 회사 설립 계획 없어"=이상현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 마케팅팀장(상무)은 "SK하이닉스와 같은 분사 계획은 없다"며 "삼성전자 내 메모리 사업부, R&D센터, TP센터를 통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칩과 패키징까지 함께 제공하는 턴키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다른 파운드리사와의 차별점이자 경쟁력이라며 2018년파운드리업계 2위를 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 R&D센터에서는 실리콘 기술을 비롯한 연구 개발, TP 센터에서는 반도체 패키징 관련 기술을 담당한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기준 삼성전자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순위는 TSMC(5.6%), 글로벌 파운드리(9.6%), UMC(8.1%)에 이은 4위(7.9%)다.
이 팀장은 경쟁사 정보 유출 우려에 대해선 "전혀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여러 노력을 해와 초 대형·모바일 고객사(애플, 퀄컴 등)비중 을 줄이고 이 외 거래선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며 "파운드리 고객사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정보 유출 등에 대해선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파운드리 업계에선 파운드리 사업 외 반도체를 비롯한 다른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 위탁생산을 맡길 경우 정보가 새어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TSMC 7나노와 삼성 7나노는 달라…4나노에서 40나노까지 기술력 충분"=삼성전자는 레거시 공정(통상 40나노급)과 첨단 공정(14나노 이하)으로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팀장은 "40나노급부터 7나노까지 기술력을 갖춰 다양한 고객사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며 "올해 8나노, 내년 7나노 양산에 이어 2020년에는 4나노 제품까지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첨단 공정 수준은 반도체 업계 선두 업체 수준이다.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업체 TSMC에 대해선 "TSMC가 내년 양산하기로 한 7나노 공정은 완전히 극자외선노광장비(EUV)를 사용한 제품은 아니다"면서 "삼성전자가 내년 양산하기로 한 7나노 제품은 '풀 EUV' 제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UV는 미세한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데 용이하며 반도체 제작 단계를 줄일 수 있어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국내 고객·파트너사를 대상으로 '삼성 파운드리 포럼 코리아 2017'를 개최했다. 지난 5월 미국 포럼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열리는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는 국내 팹리스 및 IT 기업 고객 130여 명이 참가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한국에 이어 세계 각국에서 파운드리 포럼을 개최해 '삼성 파운드리'를 알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파운드리시장 성장률은 10.1%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기흥에 S1, 미국 오스틴에 S2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말 양산을 앞둔 화성 S3라인에선 10나노 이하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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