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품질ㆍA/S 관련 피해가 전체의 48.4%
'냉방불량' 및 '설치미흡'에 따른 피해 많아…구입 시 설치조건 꼼꼼히 확인해야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서울에 사는 A씨(남)는 지난해 8월4일 가전 판매점을 방문해 스탠드형 에어컨을 147만8000원에 구입했다. 이틀뒤인 6일 기사가 방문해 에어컨을 설치했으나 실내온도가 27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등 냉방효과가 없어 방문점검을 요청했다. 이후 10일 방문해 이상이 없다고 했지만 여전히 냉방은 되지 않았다. 같은 달 27일 실외기 교환을 위해 기사가 방문했으나 실외기 교체 후에도 변화가 없다며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른 폭염에 에어컨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설치 및 애프터서비스(A/S) 관련 피해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9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에어컨'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444건 접수됐다. 2014년 107건, 2015년 127건, 2016년 210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지난해에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전년 대비 65.4%(83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유형별로는 냉방불량ㆍ작동오류 등 '품질ㆍA/S' 관련이 215건(48.4%)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설치미흡에 따른 누수, 시설물 파손 및 설치비용 과다 청구 등 '설치' 관련 127건(28.6%), '계약' 관련 86건(19.4%) 등의 순이었다.
세부적으로는 '품질ㆍA/S(215건)'와 관련하여 '냉방불량'이 95건으로 가장 많았고, '작동오류' 64건, '소음' 22건, '악취' 9건 등의 순이었다.
'설치(127건)'와 관련해서는 '설치미흡'에 따른 피해가 93건(누수 39건, 벽면ㆍ배관ㆍ전기 등 시설물 파손 31건, 냉매가스 누출 9건 등)으로 가장 많았고, '설치비용 과다 청구' 28건, '설치 지연' 6건 등의 순이었다.
판매방법별로는 대형마트ㆍ전문판매점 등 '일반판매'를 통한 거래가 274건(61.7%)으로 가장 많았고, 전자상거래(107건, 24.1%), 전단지(16건, 3.6%), TV홈쇼핑(13건, 2.9%), 소셜커머스(8건, 1.8%)와 같은 '통신판매'가 144건(32.4%), '방문판매' 8건(1.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설치' 관련 피해(127건)의 52.8%(67건)가 전자상거래 등 '통신판매'를 통한 비대면 거래였고, 그 중 '설치비용 과다 청구(28건)'의 85.7%(24건)가 전자상거래로 구입 후 사이트에 고지된 내용과 다르게 설치비가 청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전자상거래 사이트의 경우 에어컨 판매 시 '설치 관련 타공 시 발생할 수 있는 배수관, 전기파손 등은 판매처 및 방문기사가 책임지지 않습니다'라고 고지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피해 예방을 위해 ▲에어컨 구입 시 계약조건(설치비용, 추가비용 발생 여부, 설치하자 발생 시 보상 범위, 이전설치 비용 등)을 꼼꼼히 확인할 것 ▲에어컨 설치 시 설치기사와 사전에 설치 장소ㆍ방법 등을 충분히 상의할 것 ▲에어컨 설치 후에는 즉시 가동해 정상작동 되는지 확인하고 주기적으로 자가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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