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테러 당시 이용객 치솟자 할증 요금제 적용
테러 발생 뒤 한참 지나도록 요금제 변경 안해
이용객들, 긴급 상황에 추가 요금 받는 것 납득 못해 비판
우버 "테러 인지 후 요금 조정했다"…개선 약속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가 테러 발생 인근 지역에서 탑승하는 사람들에게 '할증제'를 적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이틀 동안 우버의 가격 정책을 비판하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지난 3일 밤 차량·흉기 테러가 발생했던 런던브리지와 버러마켓 인근에서 우버 택시를 탔는데 평소의 2배가 넘는 요금을 내야 했다고 성토했다.
우버의 '빅팬'이라고 밝힌 사이먼 무어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테러 공격으로부터 이익을 얻으려는 우버에 크게 실망했다"며 "평소 7파운드의 요금이 나오던 거리였는데 40파운드를 내야했다"고 말했다.
루시라는 여성도 테러 당일 "우버가 오늘밤 런던에서 할증을 적용한 것은 정말 역겨운 것"이라며 "어떻게 이토록 무례할 수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앰버 클레멘트라는 여성은 "런던에 테러가 발생한 동안 당신들은 2배가 넘는 할증 요금을 적용한 것이냐"며 우버앱에 기록된 자신의 탑승 영수증을 올렸다. 여성이 우버 택시를 이용하고 발행된 영수증은 오후 11시44분으로 기록돼 있다.
런던브리지와 버러마켓 인근의 테러가 오후 10시께 발생했고, 10시8분을 전후해 용의자들이 모두 사살 당한 점을 감안하면 우버 측이 이 시간까지 런던 테러를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테러 발생으로 런던 시내가 극한 공포와 혼란에 휩싸인 동안 우버 측은 할증 요금 적용에 대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셈이다.
우버는 '수요'가 치솟는 시간대에 할증요금을 적용한다. 출퇴근 시간이나 금요일과 토요일 밤 등 교통 체증이 있거나 탑승 요청 승객이 많아지면 더 많은 요금을 내야 한다. 이번 런던브리지 테러가 발생했을 때도 사건 현장에서 가급적 빨리 벗어나려는 시민들이 우버앱을 많이 사용하면서 수요가 치솟았다.
테러라는 긴급 상황에도 할증 요금을 적용한 것을 두고 우버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회사는 즉각 이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우버 측은 "이번 런던브리지 테러에서도 앞선 맨체스터와 웨스트민스터 다리 테러와 마찬가지로 소식을 접한 후 즉각 할증 요금 적용을 중단했다"며 "테러 현장 인근에서 출발하는 이용자에 대해서는 할증 요금을 적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우버는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맨해튼의 첼시 인근에서 폭발이 발생해 29명이 부상을 당한 사건에서도 평소 주말과 같은 할증제를 그대로 적용했다가 입방아에 올랐다.
데일리메일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다른 요금제를 적용하는 것은 우버가 가진 탄력적인 가격 정책의 일환인데 이를 비판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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