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20일 ‘서울로7017’ 보행길 개장을 기념해 시민들에게 공개 예정인 정원예술작품 ‘슈즈트리’가 요 며칠 간 흉물 논란에 휩싸여 홍역을 치렀다.
서울역에서 서울로7017로 이어지는 슈즈트리 설치 작업 공간을 지나던 시민들이 “퀴퀴한 냄새가 난다” “흉물같이 생겼다” 등의 불쾌감을 드러내면서다. 슈즈트리를 작업하는데 오래된 신발 3만 켤레가 사용됐다.
그러나 작품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품에 대해 왈가왈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또 슈즈트리 작업 현장을 지나던 시민들 중엔 멈춰서 작품을 구경하거나 사진을 찍는 등 긍정적으로 보는 시민들도 여럿 있었다.
서울시는 지난 17일 기자설명회를 열어 진화에 나섰다. 시는 “노후된 서울역 고가를 도심 속 정원으로 재생시킨 서울로7017의 의미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슈즈트리를 제작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 연출을 맡은 황지해 작가도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신발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품고 있고, 가치관이 어느 곳에 서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차, 도로와 대조되는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신발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황 작가는 또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데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목욕하다가 들킨 듯한 느낌이 난다. 작업 과정은 어떤 누구도 프라이버시를 침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슈즈트리 제작 예산은 17m 높이의 비계 시스템과 안전펜스를 설치하고 경비용역을 두는 데에 약 8800만원, 기타 시설물과 LED 전구 등을 설치하는데 4000만원 등 1억4000만원가량 들었다. 황 작가는 재능기부로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슈즈트리는 20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전시된다. 시민들은 20일과 21일에 폐신발에 식물을 심어 트리에 올리는 이벤트에도 참여할 수 있다. 슈즈트리를 직접 보고 흉물인지 예술작품인지 판단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볼 수 있는 것이다.
서울로7017은 1970년에 지어져 40여년 간 운영된 서울역 고가를 철거하지 않고 보행길로 재탄생시켜 붙여진 이름이다. 미국 뉴욕 맨해튼 하이라인파크를 벤치마킹했다. ‘70’은 1970년을, ‘17’은 2017년을 뜻한다. 지난해 4월 공사에 착수해 20일 오전 10시 시민들에게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총 길이는 1024m에 이르고, 폭은 10.4m다. 보행길 곳곳에 심어져 있는 2만여그루의 식물이 시민들을 맞는다.
개장과 동시에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통기타, 전자바이올린, 인디밴드 등 다양한 장르의 버스킹 공연이 선보이고, 뽀로로, 로보카폴리 같은 14개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함께 서울로7017 퍼레이드도 열린다.
오후 8시부턴 서울시 홍보대사 개그맨 박수홍씨의 사회로 만리동광장에서 공식개장식이 진행된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50여명의 ‘서울로 7017 시민합창단’의 축하공연도 열린다.
21일에는 ‘거북이마라톤’ 대회가 열리는데 시민 2000여명이 참가한다. 오후 6시부턴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 서울시무용단 공연도 예정 돼 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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