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 악재에 소비심리 개선 늦어지며 실적 부진
백화점, 의류·잡화·식품·가전 다 안팔렸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롯데쇼핑의 핵심 사업부들이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내놨다. 소비 심리 개선이 늦어지며 부진한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중국에서의 사업부진 등의 영향으로 이익이 급감했다.
12일 롯데쇼핑은 올해 1·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한 7조4920억원, 영업이익이 0.4% 감소한 207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요 사업부인 백화점(롯데백화점) 매출은 2조730억원, 영업이익 114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4.3%, 21.4% 줄었다.
백화점에서는 의류(-5.6%), 잡화(-6.7%), 해외패션(-1.6%), 식품(-3.4%), 생활가전(-1.0%) 등 대부분의 품목에서 역신장세가 나타났다. 또한 영업일수가 전년 대비 줄고 외국인관광객(중국인) 감소 등 영업환경이 악화되며 매출이 부진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향후 엘큐브 출점을 늘리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비스 개발을 적극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중국에서는 손익 중심의 비상경영체제로 사드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백화점과 함께 롯데쇼핑의 실적을 지탱하는 할인점(롯데마트)의 경우 이익 감소폭이 더욱 크다. 매출은 2조750억원으로 5.3% 줄었고, 영업적자 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국내와 해외 실적이 모두 부진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3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80억원으로 72.7% 급감했고, 해외에서는 여전히 280억원 수준의 적자를 유지했다. 롯데마트 측은 기존점 매출이 부진한 상황을 이어가고 지난해 오픈한 진주, 시흥배곧, 은평, 남악점 등 신규점 관련 비용이 늘어난 데 따른 영향으로 봤다.
해외(중국) 실적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사드) 배치에 따른 현지의 반한감정, 소방점검에 따른 영업정지(75점), 임시휴업(12점, 3월말 기준)의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롯데마트의 1분기 중국 사업장 매출(112개점, 롯데슈퍼 포함)은 226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6% 급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신선식품 혁신을 지속하고 고품질, 저가격 상품을 선보이겠다"면서 "고정비 절감과 불필요 재고 보유량을 줄이는 등 적자점포도 구조개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련 실적 악화와 관련해서는 "소방개선조치를 통한 영업정상화에 주력하고 경영효율화, 고객·지역사회 소통을 통해 관계회복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편의점(세븐일레븐 등)의 경우 매출 8640억원으로 4.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63% 급감했다. 세븐일레븐 측은 "직영, 위탁 점포가 늘어 임차료가 상승했고 카드지급 수수료 등의 영향이 있었다"면서 "올해 수익 중심의 내실경영을 강화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는 상품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기타사업부에서는 슈퍼(롯데슈퍼)와 홈쇼핑(롯데홈쇼핑)에서는 이익개선이 나타났다. 슈퍼사업부의 매출은 5660억원으로 소폭(1.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0억원으로 51.0% 늘었다. 홈쇼핑사업부는 매출 2300억원, 영업이익 290억원으로 각각 11.3%, 197.3% 뛰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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