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발표된 수석 3명 모두 비서실장보다 '연상'
검찰 출신이 맡던 민정수석에는 10년 만에 비법조인
인사수석에는 처음으로 여성 발탁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이민찬 기자]11일 발표된 청와대 수석비서관 인사의 특징은 파격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 내내 검찰 출신이 맡아 오던 민정수석에 소장파 법학자인 조국 서울대 교수를 발탁했고, 인사수석에는 처음으로 여성인 조현옥 이화여대 초빙교수를 기용했다. 청와대 살림을 책임지는 총무비서관에는 대통령의 측근을 임명하는 게 관행이었지만 이정도 기획재정부 행정안전예산심의관에게 맡겼다.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 출신 대신 조 민정수석을 기용한 것은 검찰을 정치에서 손을 떼게 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법조인ㆍ비검찰 출신이 민정수석에 임명된 것은 참여정부 때인 2007년 이호철 민정수석이 임명된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조 수석도 검찰 수사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인사 발표 직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과거 민정수석이 검찰에 수사지휘 등의 소통을 했던 것으로 안다"는 질문에 "민정수석은 수사지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기소수사권을 독점하고 있다. 그 외에 영장청구권까지 가지고 있다. 강력한 힘과 막강한 권력을 엄중하게 사용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말로 검찰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검찰개혁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철학은 확고하다. 저도 그 소신과 철학에 동의한다"
고 말해 검찰 개혁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인사수석에 여성인 조현옥 수석이 발탁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어서 '유리천장'을 깬 인사로 평가된다. 다른 수석과 달리 인사수석은 그동안 하마평이 거의 돌지 않은 정도로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임기 내에 단계적으로 남녀동수 내각을 실현하겠다. 공공부문이 앞장서서 유리천장을 타파하겠다"며 여성인사를 적극적으로 발탁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청와대 살림을 책임지는 총무비서관은 '문고리 권력'으로 통한다. 그 동안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맡아 왔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양정철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예상을 깨고 이정도 심의관이 임명됐다.
이 총무비서관의 임명에는 참여정부 때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변양균 전 기획예산처 장관의 인연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무비서관은 변 전 장관이 기획예산처 장관을 할 때 장관 비서관을 했고, 변 전 장관이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갈 때 같이 청와대에 입성했다.
이 총무비서관은 변 전 장관이 신정아 스캔들에 휘말려 구속되자 예정된 해외 연수를 포기하고 변 전 장관의 옥바라지를 했다. 변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국정을 조언하기 위해 모인 자문단인 '10년의 힘 위원회' 멤버로 활동하면서 문 대통령 당선을 도왔다.
이날 발표된 수석 3명이 모두 비서실장 보다 나이가 많은 것도 그 동안 청와대에서 볼 수 없었던 생소한 모습이다. 지금까지는 통상 청와대 비서실장이 가장 연장자이고 수석은 실장 보다 연배가 아래였다.
현재까지 발표된 청와대 실장과 수석 인사만 놓고 보면 임종석 실장이 1966년생으로 가장 어리다. 조국 수석과 윤영찬 수석은 1965년생, 1964년생으로 임 실장 보다 각각 한 살, 두 살 연장자이다. 조현옥 수석은 1956년생으로 임 실장 보다 열 살 많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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