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인치 평면 TV가 대세? 요즘은 55인치 UHD TV 선호…건조기, 의류스타일러 등 신개념 가전도 인기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신혼살림을 준비하는 커플에게 가전제품 선정을 둘러싼 고민은 누구나 겪는 통과의례다.
가전제품은 한 번 구매하면 10년은 써야 하는 물건이기에 더욱 신중하게 고를 수밖에 없다. 결혼의 계절인 5월을 맞아 과거와 현재 필수 가전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신혼 가전은 역시 TV가 기본입니다. 대형 PDP나 LCD 제품을 고려하는 게 어떨지…." 10년 전인 2007년 가전 매장을 가보면 흔히 들을 수 있는 얘기였다. 당시에도 신혼살림을 준비하는 이들은 TV가 선택의 기본이었다. 거실의 가장 좋은 자리에 TV를 놓고 다른 가전제품과 가구 등을 배치하는 관행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당시에는 29인치 평면 TV가 신혼집 살림에 어울리는 제품으로 각광을 받았다. 집이 상대적으로 넓거나 집안 형편에 여유가 있을 경우 40인치대 PDP나 30인치대 LCD 제품을 준비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40인치대 TV도 작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대형화 추세가 일반화됐다. 55인치 TV를 선택하는 이들이 많고, 60인치대 TV를 선택하기도 한다. 화질도 FULL HD TV의 4배 화질인 UHD TV를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수백만원에 이르는 QLED TV와 OLED TV를 통해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신혼살림에 다소 부담은 있지만, 일반 제품과 비교할 때 화질에서 월등히 뛰어난 데다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10년 전에는 TV와 함께 양문형 냉장고, 드럼세탁기 등이 인기 있는 필수가전이었다. 요즘은 냉장고에 사물인터넷(IoT) 기능과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하는 등 개선된 기술력을 토대로 한 제품이 많이 나와 있다.
1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점은 과거에는 존재 자체를 몰랐던 가전제품들이 신혼부부들의 시선을 모으는 존재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제품이 건조기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세탁기 못지않게 필수품으로 여기는 제품이 건조기이다.
세탁 이후 건조기를 통해 빨래를 말리는 게 일반화 돼 있다. 한국의 경우 햇볕과 바람에 의지해 빨래를 말리는 게 일반적인 모습이었지만, 생활환경 변화에 따라 외부에 빨래를 널지 못하게 되면서 건조기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 건조기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 소비자의 니즈와 주거환경을 고려해 한국형 건조기를 도입했다는 것"이라며 "히트펌프식으로 저온 제습방식을 적용해 옷감손상과 전기료 절감 효과가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세탁물 5㎏ 표준코스 기준으로 1회 전기료는 178원에 불과하다.
LG전자의 의류관리 기기인 '트롬 스타일러'도 10년 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가전제품이다. 트롬 스타일러는 의류의 냄새를 제거해주고 주름을 펴주는 등 신개념 의류관리 기기로 각광을 받고 있다.
스타일러는 ▲세탁기의 스팀 기술 ▲냉장고의 온도 관리 기술 ▲에어컨의 기류 제어 기술 등 LG전자 주요 가전에 들어가는 핵심 기술들을 결집한 융복합 가전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슬림 스타일러는 사용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량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월 평균 1만대 이상 판매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세 배 가까이 늘었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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