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어 삼양식품도 라면 가격 5.4% 인상
맥주 이어 햄버거·커피 '외식물가도 초비상'
3월 소비자물가, 4년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장바구니 물가 부담↑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먹거리 인상이 올해 들어서도 좀처럼 멈출 줄 모른다. 오히려 더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대표 서민 먹거리인 라면가격이 또 오른다. 농심에 이어 삼양식품이 라면 가격 인상을 단행하기로 한 것. 술, 음료에 이어 커피와 햄버거 등 가격 인상이 봇물을 이루면서 서민 가계경제 부담이 증폭되고 있다.
삼양식품은 다음달 1일부터 삼양라면을 비롯한 12개 브랜드 제품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4% 인상한다고 28일 밝혔다. 삼양식품의 라면 가격 인상은 지난 2012년 8월 이후 4년 9개월 만이다.
삼양라면, 불닭볶음면, 맛있는라면, 나가사끼짬뽕 등 주요 제품 가격이 50원 오른다. 이에 삼양라면은 760원에서 810원, 불닭볶음면은 1000원에서 1050원, 나가사끼짬뽕은 1000원에서 1050원 맛있는라면은 1000원에서 1050원, 간짬뽕은 1000원에서 1050원, 짜짜로니는 850원에서 900원으로 인상된다.
최근 출시한 불닭볶음탕면, 김치찌개면, 갓짬뽕, 갓짜장 등의 가격은 올리지 않는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인건비, 물류비, 수프 재료비 등 원가 상승 압박으로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했다"며 "대표적인 서민식품인 라면의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드리게 되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농심은 지난해 12월 신라면, 너구리 등 12개 브랜드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인상했다.
먹거리 가격 인상은 지난해 하반기에 촉발됐다. 대표적인 품목이 맥주다. 오비맥주가 지난해 11월 6%대의 맥주 출고가 인상을 단행했고 이어 바로 같은해 12월 하이트진로가 맥주 출고가격을 평균 6.33% 올렸다.
올해 들어서는 달걀 값이 들썩거리고 참치캔도 인상되는 식품업계 가격 인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외식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버거킹은 지난 2월 총 8개 메뉴에 대해 100~300원씩 가격을 올렸다. 이에 따라 대표 제품인 와퍼와 콰트로치즈와퍼는 200원씩 올랐고 통새우스테이크버거와 갈릭스테이크버거는 각각 300원 올랐다. 앞선 1월 말에는 맥도날드가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1.4% 올렸다.
패밀리레스토랑도 물가 인상에 동참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와 매드포갈릭 등은 지난해 연말부터 메뉴 조정 및 개편을 통해 가격을 인상했다. 아웃백은 1만원 초반대의 런치세트 메뉴를 없애고 기존 메뉴의 가격도 1000원가량 올렸다. 매드포갈릭도 대표 메뉴 '갈릭 스노잉피자' 가격을 1000원 올렸다. 이랜드 외식사업부가 운영하는 레스토랑도 지난 2월 이용 금액을 1000~2000원씩 올렸다.
커피도 예외는 아니다. 탐앤탐스는 지난 1월 음료 가격을 300~500원씩 올렸고 공차코리아는 4월14일부터 일부 제품의 가격을 최대 5.2% 올렸다.
최근에는 치킨값 인상이 화제다. BBQ가 치킨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한 지 한 달만에 다시 값을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도미노' 가격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국내 치킨시장 2위업체로 알려진 교촌치킨도 치킨값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먹거리 가격 인상 소식이 끊이지 않다보니 소비자물가도 급등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해 4년9개월 만에 큰 폭으로 뛰었다.
특히 신라면과 하이트 맥주, 참이슬 소주, 코카콜라의 가격인상 폭이 컸던 것으로 조사되면서 장바구니 부담에 대한 서민들의 시름이 깊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서울시 25개구의 300개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생활필수품·가공식품 39개 품목 가격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농심 신라면 5개묶음이 전 분기에 비해 7.6% 상승, 가장 가파른 가격 오름세를 나타냈다. 뒤를 이어 하이트진로의 '하이트(캔355㎖)'가 5.9%, 농심의 '신라면' 봉지(120g)가 5.5%, 하이트진로의 '참이슬후레쉬(360㎖)'가 4.7%, '코카콜라(1.5L)'가 4.5% 각각 인상됐다.
삼양식품 삼양라면, 오뚜기 진라면 순한맛, 팔도 비빔면은 0%~1%의 가격변동을 보였으나 신라면은 5개묶음과 낱개가 모두 각각 7.6%, 5.5% 인상됐다. 콜라제품 역시 펩시콜라(1.5ℓ)는 가격변동이 없는 반면, 코카콜라는 4.5%(1.5ℓ)의 인상률을 보였다.
신라면과 코카콜라는 각각 해당 시장에서 55%, 46%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어, 이들 제품가격 인상이 시장 전반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물가감시센터의 분석이다.
물가감시센터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장바구니 물가가 줄줄이 상승된 가운데 주류가격 또한 천차만별로 인상됐다"며 "소비자들은 업태별로 제품의 가격차이가 있음을 인지하고 품목별·제품별 가격비교를 통해 합리적인 소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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