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제 19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이 '중소기업부' 설치에 대한 계획과 역할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소기업학회는 27일 제 19대 대통령 선거를 맞아 주요 대선 후보 5명의 중소기업 공약 평가를 비롯한 차기정부 중소기업 정책방향에 대한 심포지엄을 중소기업중앙회 제1대회의실에서 열었다. 이번 심포지엄은 중기중앙회는 정치관여행위금지기관으로 공약을 평가할 수 없음에 따라 정책자문단 그룹인 중소기업학회에서 심포지엄을 통해 후보별 공약과제를 평가 및 제언을 하게 된 것이다.
이날 토론회 사회는 중소기업학회장인 이정희 중앙대 교수가 맡았다. 주제 발표는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이, 토론자로는 이종욱 서울여대 교수, 곽수근 서울대 교수, 김기찬 카톨릭대 교수, 이윤재 숭실대 교수가 참여했다.
이종욱 서울여대 교수는 '정부의 거버넌스 구축' 분야 토론에 나서 "매번 대통령선거마다 중기부를 설치하겠다고 대선후보가 공약을 했지만 실제로 이행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며 "이번 대선 후보가 모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중소기업부'를 설치하겠다고 하지만 각 당이 구체적 공약을 발표하는 현재 단계에서도 중소기업부에 대한 공약은 과거 대선 후보들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각 당의 후보는 선거일 이전에 중소기업부의 담당 업무 윤곽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중소기업부에 대한 후보자의 의지를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토론회 발제에서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은 "5명의 대선후보 모두가 중소기업을 정책의 우선순위에 두겠다고 밝혔지만 분야별 내용이나 실천방법을 살펴보면 후보자에 따라 의지나 구체적인 준비에 있어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대기업에 치우친 성장구조를 포용적 또는 균형적 성장 구조로 바꾸는 데에는 경제·사회적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만큼 정부의 거버넌스(통치방식) 구축, 시장의 공정성 확립, 4차산업과 창업, 일자리 창출 등 4가지 분야에 따라 각 공약을 면밀히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곽수근 서울대 교수는 '시장의 공정성 확립과 소상공인' 분야 토론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직 확대나 위상 강화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사실상 공정위를 대기업 길들이기에만 활용해 왔다"며 "앞으로는 '경제 검찰'로서 독립성을 제대로 부여하고, 특히 중소기업계 의견이 충분히 공정위 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여건도 만들겠다고 선언해야한다"고 밝혔다.
'4차산업혁명·창업·벤처'분야 토론에서 김기찬 가톨릭대교수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보다 4차산업형 '기업가'를 키워야 한다"며 "4차산업에 필요한 파괴적 혁신이나 업의 경계를 뛰어넘는 융합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일자리 창출' 분야 토론에서는 숭실대 이윤재 교수가 "중소기업도 정부가 보다 관심을 기울이면 청년과 장년에게 충분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며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 해소, 청년 및 여성 고용 촉진 등에 구체적인 지원이 시급하며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와 이중구조 개선 등 근본적인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정희 중소기업학회 회장은 "차기 정부 출범 후에도 약속했던 공약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평가하는 역할을 중소기업학회에서 지속할 계획"이라며 "새로운 정부가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을 제대로 추진하여 현재 한국 경제 위기를 넘어 발전과 도약의 전환점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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