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설비투자·건설투자 '성장' 이끌어…내수 성장기여도 1.8%로 올라
민간소비·서비스업 '성장 발목잡나'…"해외서만 돈 쓰고, 中관광객 줄어"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0.9%로 3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세에 설비투자가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갔고, 분양 호황으로 건설투자 역시 제 몫을 했다. 단 민간소비 그리고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으로 인한 서비스업의 부진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은 요소로 지목됐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7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실질 GDP는 전기대비 0.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2분기(0.9%) 이후 최대치다. 시장 예상치(0.7∼0.8%)를 뛰어넘은 것으로 경기 회복 흐름에 한층 더 힘이 실리게 될 전망이다.
1분기 성장세를 주도한 것은 수출과 건설·설비투자로 꼽혔다.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 품목의 수출과 생산이 호조를 보이면서 설비투자로 이어졌다. 작년 4분기에 성장세가 둔화됐던 건설투자도 양호하게 나타났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전분기 중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수출과 건설투자의 성장기여도가 0.8% 포인트로 전환됐고 설비투자도 크게 기여했다"며 "재화수출의 큰 폭 증가로 힘입어 제조업 성장도 커졌다"고 전했다.
부문별로 보면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장비 등 기계류 투자를 중심으로 전기대비 4.3%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분양 호황의 영향으로 건물건설이 늘면서 5.3% 증가했다. 이는 작년 1분기(7.6%) 이후 4분기 만에 최고치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의 성장세로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1.8%를 기록, 전분기(0.6%)보다 상승했다.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 및 장비 등의 성장세에 힘입어 1.9% 증가했다. 2015년 4분기(2.1%) 이후 5분기 만에 최고치다. 수입 성장률은 4.3%로 2011년 2분기(6.1%) 이후 23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수출의 기여도가 수출보다 더 크게 상승하면서 -0.7%로 마이너스 전환됐다.
민간소비는 여전히 미진한 수준이다. 전기대비 성장률이 0.4%로, 비내구재와 서비스 소비가 줄었으나 거주자 국외소비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출국자 수는 651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해외에서의 소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과 건설업의 증가폭이 확대됐다. 제조업은 반도체, 기계 및 장비 등이 늘면서 2.0% 증가했다. 이는 25분기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건설업은 주거용, 비주거용 건물건설이 모두 늘면서 4.0% 올랐다.
서비스업의 경우 부동산 및 임대업, 정보통신업 등은 늘었지만,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 등이 줄어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09년 1분기(0%) 이후 32분기 만에 최저치다. 음식ㆍ숙박업이 부진은 중국의 사드 보복 영향이 컸다. 중국인 입국자 수는 1분기 약 152만명으로 전년동기(167만명)보다 9.2% 줄었다. 이달 출시된 갤럭시S8의 대기 수요로 휴대폰 구매가 연기되면서 도소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 생산물의 실질구매력을 보여주는 국내총소득(GDI)은 전기대비 2.3% 성장했다. 이는 작년 1분기(3.0%) 이후 4분기 만에 최고치다.
정 국장은 "큰 위기가 없으면 항상 성장세를 유지하는 만큼 1분기 0.9%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앞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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