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롯데제과 등 4개사 이사회 열고 기업분할 및 분할합병 결의
호텔롯데 상장 불투명해 천문학적 자금 마련 '과제'…지주사 전환 5조 소요
신동주 "6월 경영권 재도전"도 분쟁 리스크
신동빈의 뇌물 혐의 재판…잠실면세점 특허 취소 위험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본격 시동을 걸었지만, 걸림돌이 만만치 않아 지주사 전환 과정은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는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전환을 위한 기업분할과 분할합병을 결의했다. 롯데는 이 4개 회사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각각 분할하고,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각 투자부문을 합병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자금 마련이 변수로 떠올랐다. 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형 신동주 전 일본홀딩스 부회장의 경영권 위협도 복병이다. 롯데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완성하기까지 자금과 경영권 분쟁, 재판 등 다양한 대내외 악재를 극복해야할 전망이다.
대신경제연구소는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해소 시나리오 비용으로 약 4000억~1조5000억원, 지주회사 전환비용으로 3조5000억원 가량이 들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그러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필요 자금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 나온 분석은 5조원이다.
롯데그룹은 기존에 호텔롯데를 상장함으로써 해당 자금 마련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사실상 이는 쉽지 않다.
신 회장이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면세점 특혜 로비 의혹으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 제공으로 인해 면세점 매출이 타격을 받고 있다. 이 상황이 마무리 되지 않으면 호텔롯데 상장은 할 수 없는 상황. 더욱이 관세청은 신 회장의 뇌물죄가 성립되면 잠실 롯데면세점 특허를 취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 전 부회장의 경영권 위협도 리스크 요인이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쇼핑(7.95%), 롯데제과(3.96%), 롯데칠성(2.83%), 롯데푸드(1.96%)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룹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 충분히 개입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 전 부회장은 여전히 경영 복귀를 시도하고 있다. 그는 6월 하순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사직 복귀를 안건으로 제안할 계획이다.
한편 롯데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후 그룹 경영상의 다양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우선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통해 복잡한 순환출자고리가 상당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롯데는 2015년 416개에 달했던 순환출자고리를 순차적으로 해소해 현재 67개까지 줄인 상태이며, 분할합병이 이뤄지면 순환출자고리는 18개로 줄어들게 된다.
순환출자고리가 대부분 끊어지면, 지배구조가 단순화돼 경영투명성이 제고될 전망이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