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소재 고급 휴양리조트 마라라고에서 공식 만찬을 시작으로 첫 번째 정상회담 일정에 들어갔다. 끠관련기사
이틀간 열리는 이번 미ㆍ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을 비롯해 한국 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문제, 무역 불균형, 남중국해 영유권과 '하나의 중국' 원칙 등 양국 간 입장이 엇갈리는 현안에 대해 의견을 조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플로리다로 이동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의 추가 대북 제재 협력 가능성에 대해 "나는 중국이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대북 압박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독자로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이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한 영향력을 행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에 대한 그들의 권한을 선택하든, 힘의 새로운 지렛대를 활용하든 간에 중국은 북한의 무모한 행동을 끝내고 동북아의 안보와 안정, 경제적 번영을 위한 새로운 전략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는 외교정책 분야에서 중국과 진전을 이루길 기대한다"면서 "우리가 (중국의) 협력을 열망하고 있지만, 미국의 이익에 대한 중국의 도전도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하원이 초당적으로 중국의 한국 내 사드 배치 보복 중지 결의안을 통과시킨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얼마나 강력하게 시 주석에게 요구할지도 관심이다.
시 주석도 트럼프 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중국과 북한의 은행 간 거래 규제에 일부 '양보'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통신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문제와 미국 내 일자리 창출 및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일정 부분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대신 보복관세 철회와 대만 무기 판매 연기 등의 양보를 얻어내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시 주석은 중국 자동차 및 농업시장 추가 개방과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약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불충돌, 불대항, 상호존중, 협력 윈윈' 등 이른바 '14자 원칙'을 포함시킨 공동성명 초안을 미국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날 오후 플로리다 공항에 도착한 시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 부부는 마라라고에서 열린 공식 만찬에 참석,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부부의 영접을 받았다. 만찬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들에게 "우리는 이미 긴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얻은 게 아무 것도 없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우정을 쌓았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우리는 매우 위대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며 그렇게 되기를 매우 고대한다"고 말했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