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환율·시장개방 놓고 첨예한 대립 예상…채찍이냐 당근이냐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전 세계 투자자들이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간의 첫 정상회담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북핵·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등의 현안과 함께 미중간 무역 불균형과 환율 문제도 다뤄질 예정인데 그 결과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양 정상이 미중간 협력 강화 등 총론에서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겠지만 각론에서는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의 대(對)미국 무역흑자에 대한 트럼프의 비판 수위는 분명 취임 초기보다 낮아졌지만 결코 우호적인 태도로 돌아서지는 않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주 자신의 트위터에서 대중 무역적자와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 등을 언급하면서 "이번 정상회담은 매우 어려운 토론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5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서한을 보내 중국의 무역흑자 압박, 환율 조작국 지정을 요구했다.
스티브 데인스(몬태나)·제리 모란(캔자스) 등 공화당 상원의원 39명 역시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중국 수입제한 철폐를 의제로 삼아달라고 요구했다. 중국에서 영업하는 미국 기업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정부의 외국계 기업 차별 철폐와 같은 가시적 성과를 내기를 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첨예한 무역·통상 현안들과 함께 정치권과 경제계의 요구를 정상회담에서 어떻게 풀어낼지는 미지수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마켓워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이 좋지 않은 분위기로 끝날 경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고조되면서 금, 미국채, 엔화와 같은 안전자산이 단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미 엔화는 달러당 110엔대를 돌파하며 최근 5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
네덜란드 라보방크의 엘윈 드 그루트 거시전략 대표는 "양측이 상호 이득이 되는 접점을 찾는데 실패한다면 이번 정상회담은 미중간 교역충돌의 서막을 의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시장경제 지위 부여, 환율 압박 완화를 약속하고 시 주석이 시장 친화적 개혁, 대미 투자 확대를 언급하면서 통 큰 교환을 할 것이란 낙관론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과거 다른 회담들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과의 회담 후 '기쁜 소식'을 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중국 연구원은 "궁극적으로 보면 트럼프 행정부는 채찍과 당근을 적절히 사용해 중국의 경제 개혁을 이끌어내려 할 것이고 중국도 비슷하게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시 주석과의 회담을 하루 앞두고 "곧 플로리다에서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다. 북한(문제 해결)은 내 책임이 될 것이다." "북한에 대한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해 북핵문제를 이번 회담에서 핵심 의제로 거론할 것임을 시사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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