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위안화 환율이 예상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위안화가 올해 들어 주요 통화에는 약세 기조가 뚜렷했지만 달러에 대해서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가 달러·엔·원·호주달러 등 주요국 통화 바스켓 대비 위안화 가치를 나타내는 위안화 지수는 올 들어 2% 하락했다. 지수를 산정하기 시작한 2015년 11월 말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통화 바스켓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1%가량 올랐다.
재미있는 점은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이 며칠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묵인하고 미국에 막대한 무역적자를 안기는 주범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어간다는 데 있다. 달러에 대한 위안화의 강세 기조는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무역적자 비판에 맞설 근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WSJ는 그러나 달러 대비 위안화 강세는 다른 주요국 통화에 비하면 여전히 약한 수준이라며 이는 중국이 무역 상대국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이익을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 해당 국가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은 높아진다. 원화와 엔화는 올해 달러 대비 각각 8.2%, 4.9%씩 올랐다.
세계 최고 채권 운용사인 핌코의 롤랜드 미스 싱가포르 주재 신흥시장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바스켓 통화 대비 위안화의 약세는 궁극적으로 중국이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최소화하면서 수출 경쟁력과 경제 리플레이션(reflation·통화 재팽창) 목적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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