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김정남 시신 북한 이송이 말레이시아와의 협상 균열로 잠정 중단됐다고 일본 언론들이 28일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남 시신을 북한으로 보낼 준비를 하던 말레이시아 정부가 27일 오후 늦게 이 작업을 돌연 중단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협의 발표 방법 등을 둘러싸고 절충이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김정남 암살 용의자들의) 출국준비도 백지화된 듯하다"고 전했다.
앞서 말레이시아는 김정남 암살 사건 이후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 9명의 귀환을 조건으로 북한과 김정남 시신 이송, 용의자들의 출국 보장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산케이신문도 북한이 말레이시아 국민의 출국을 거부하면서 김정남 시신 이송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말레이 현지 중국어매체 중국보를 인용, 김정남 시신이 베이징을 경유해 평양으로 이송될 예정이었지만 시신 부패를 이유로 항공사가 이를 거부해 시신이 다시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으로 보내졌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번 사건 용의자로 쿠알라룸푸르 북한대사관에 은신해 있던 2등 서기관 현광성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의 출국을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 역시 실행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NHK는 전날 쿠알라룸푸르에서 베이징으로 가는 비행기 탑승자 명단에 김정남 살해사건 용의자 2명의 이름이 있었지만 탑승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양국의 관계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가 북한과의 협상 내용을 27일 중 발표할 것이라고 한 후 아무런 공식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으면서 더욱 짙어지고 있다.
전날 현지 언론 및 주요 외신은 김정남 시신이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에서 장례시설로 옮겨진 정황이 있다며 북한 이송이 임박했다는 관측을 내놨다. 김정남 시신을 화장하거나 이송을 위한 과정을 거쳤을 거란 예상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북한과 말레이시아 당국은 김정남 시신 이송 중단 등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입을 닫고 협상 관련 재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날 북한 측도 대사관 주변으로 몰려든 취재진의 질문 세례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