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구속·세월호참사 진상규명·사드 철회 촉구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문채석 수습기자, 이설 수습기자]촛불 든 시민들이 다시 광장에 모였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수사가 이뤄져야 하고, 현재 인양 작업 중인 세월호의 진실이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5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1번째 촛불집회가 열렸다. 주최 측인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은 멈추지 않는다’ 21차 범국민행동의 날을 개최했다. 주최 측은 이날 10만여명이 집회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날 촛불집회에선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세월호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2학년 고(故) 남지현양 언니 남서현씨는 “요 며칠 그날로 돌아간 것 같이 뉴스에서는 세월호 이야기 뿐”이라며 “지금 세월호가 인양 중이다. 박근혜가 내려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세월호가 올라왔다. 촛불 힘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씨는 “이제 와서 항상 인양을 바라왔던 것처럼 하는 언론에 화가 난다”며 “또 누구보다 최선을 다하는 척하는 해양수산부도 공범이다. 해수부가 3년 동안 우리 가족에게 보여줬던 태도를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미수습자 가족인 이금희씨(단원고 2학년 조은화양 어머니)와 박은미씨(단원고 2학년 허다윤양 어머니 )의 영상도 상영됐다. 이들은 현재 진도에서 세월호 인양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이들은 “세월호 속 9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 올 때까지 함께해 주시면 고맙겠다”고 전했다.
4.16가족협의회에서 인양분과팀장을 맡고 있는 고 김건우 군 아버지 김광배씨는 “오는 28일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가 출범한다”며 “해수부는 선체조사위원회의 모든 요구를 적극 따라야 하며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음 달 16일 3주기 기억식으로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다. 많은 분들이 꼭 와달라”고 했다.
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 맹골수도 부근에서 침몰한 세월호가 3년 만에 떠올라 서서히 뭍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5년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의 물대포로 317일 간 사경을 헤매다 사망한 고 백남기 농민의 첫째 딸 백도라지씨도 무대에 올랐다. 백씨는 “세월호도 3년 만에 올라왔다.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하나하나 모든 것들이 차근차근 제 자리를 찾고 있다”며 “다음 주 월요일(오는 27일)은 저희 아버지가 쓰러진지 500일이다. 박근혜도 강신명(당시 경찰청장)도 곧 구속수감 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경북 성주에 배치되고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철회를 염원하는 공연과 발언도 이어졌다. 경북 김천에서 온 김민성(15)양은 “전쟁무기 사드를 막아주고 우리의 평화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김양과 친구들은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공연도 펼쳤다.
집회에 나온 시민들도 세월호참사가 잊혀지지 않길 바랐다. 서울 마포구에서 온 김선근(53)씨는 “무엇보다 세월호에서 돌아가신 304분이 잊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노란 노끈과 노란색 종이 등으로 만든 세월호 모형과 나비를 시민들에게 선보였다.
오후 8시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도심행진에 나섰다.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종로2가, 명동역, 롯데백화점, 종각을 거쳐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온다. 황 권한대행 공관으로도 행진한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문채석 수습기자 chaeso@asiae.co.kr
이설 수습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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