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대우조선해양에 2조9000억원 신규 자금 추가 지원
-업계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는 자조섞인 목소리
-파산의 길로 들어선 한진해운 등 해운업계는 더욱 착잡한 심경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설마 했는데 결국 국민 혈세가 또 다시 투입되는 걸 보고 있으니 가슴이 답답합니다. 왜 대우조선해양만 지원을 해주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23일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회생을 위해 2조9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추가 지원하기로 발표한 가운데 조선ㆍ해운업계가 착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돈을 지원하려면 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4조원을 지원해 9조원의 인도대금을 받았기 때문에 잘했다고 하는데 그 돈은 다 어디로 가고 지난해 적자를 냈느냐"면서 "결국 운영비로 10조원이 넘게 들었는데 이번에 추가 지원한다고 그런 일이 반복되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국민을 대상으로 협박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장 파산하면 경제적 손실 58조원, 13조원 RG(선수금환급보증)콜 현실화 등 극단적인 전제를 바탕에 두고 협박하는 모양새"라면서 "RG콜만 놓고 봐도 이미 건조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 등을 고려하면 제한적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협력사 도산도 옥석이 가려지는 것으로 봐야지, 안하면 큰일난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산의 길로 들어선 한진해운 등 해운업계는 더욱 착잡하다. 한진해운에서 근무했던 전 직원은 "말도 안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우리는 몇천억원 추가 지원을 못받아서 동료들이 해외 해운사, SM, 타기업으로 뿔뿔이 흩어졌다"면서 "딸린 업체가 많아서 추가 지원을 해야한다는 건데 해운이라고 없었는가"라고 반문했다. 다른 전 직원 역시 "대우조선해양에만 지나친 배려를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잣대가 틀려지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산은과 수은은 이날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추진방안'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해양에 각각 1조4500억원씩 총 2조9000억원을 캐피탈 콜(Capital call) 방식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캐피탈 콜은 투자자금의 일부을 조성, 투자금액을 집행한 후 추가적인 필요가 있을 경우 투자금을 집행하는 방식이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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